미륵산 운해 2
김 익 택
태양을 잉태하고 있는
저 바다 엷은 안개는
아픔으로 열리는
여인의 자궁 속
아이의 울음보다
더욱 찬란하다
아픔에 지쳐
소리도 지쳤는가
사방은 고요하고
마침내 살며시
얼굴 내민 태양은
만지면 피 멍이 들 것 같이
눈이 시리다
서서히 도드라지는
한 줄기 빛은
바다에
비단 길을 열어 놓고
그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 마음은
곧 죽어도 여한 없는
찬란한 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