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그림이 남겨 놓은 흔적
김 익 택
태양밖에 없는 이어니 소금 밭을 헤매다 온 것일까
바람에 밖에 없는 사하라 사막을 헤매다 온 것일까
평생 운명을 지고 해변을 헤매는 너는
잃어버린 비밀지도 같은 그림을 그려 놓았다
네가 울다가 웃다가 떠난 삶의 흔적은
관심 없는 사람에게 한갓 물과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물길에 지나지 않지만
어부에겐 태양과 달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
비밀 얘기가 되고
미학을 쫓는 사람에겐
평생 만날 수 없는 꿈을 만난 것인 양
어느때는 나무 숲이 되었다가 구름이 되었다가
길을 묻고 삶을 묻는 미학의 길라잡이가 된다
모래 그림의 의지
김 익 택
혈액이 흐르는 동안
그 삶의 이야기는 언제나 바쁘다
막히면 고였다가
어딘가 약한곳을 뚫으려는 의지는
당장 힘이 고갈될지라도
한 순간도 포기는 없다
돌아가고 개척하는 일은
평생을 해도 모자라는 일
역사위에 역사는 언제나 새로워서
개척은 고통스러울지 몰라도
흔적은 아름답다
잊음과 잊음 그 속엔
주저 앉아 울어도
단번에 꺾이지 않는 투지가 있고
의지가 있다
밀물과 썰물 사이
김 익 택
날마다 쓰고 지우는 일
너만큼 열심히 하는 삶 있을까
매양 똑 같은 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50억년 동안
단한번도 같은 적이 없다
먹고 놀아도 철학이 있듯
그가 하는 일에
탄생과 죽음의 반복이 있다
모래 그림속의 이야기들
김 익 택
태양이 그려 놓은 빛의 이야기와
물이 그려 놓은 바람의 이야기는
먹어야 사는 삶들의 기록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알아도 그만 몰라 그만
관심이 있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알려주는 정보의 광장이다
그 속에는 죽고 사는
수많은 삶들의 이야기만 아니다
바람과 빛이 통하지 않는 곳 삶들까지
유추해서 알고 뒤집어서 아는
삶의 진리를 그려 놓은
지워도 다시 써 놓은 평생 일기장이다
모래 나무의 진실
김 익 택
나무의 이야기는 대지의 삶들의 자양분이었다고
일찍이 삶들은 나무 없이
삶은 영의 할 수 있었음을
바다는 말 하고 싶었을까
빼곡히 그려 놓은 나무 그림은
언제 봐도 정감이 느껴진다
올 곧은 나무가 있는 가 하면
휘어진 나무도 있고
야윈 나무가 있는가 하면 뚱뚱한 나무가 있고
뿌리 깊은 나무가 있는 가 하면
무성한가지가 있는 나무가 있다
하나같이 꽃도 없고 열매도 없지만
영양분이 가는 길은
물이 있고 빛이 있어야 삶이 영위할 수 있음은
뿌리에서 잎까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모래 그림의 외침
김 익 택
무엇이 그리 즐거운가
그대의 삶과 죽음
두 시간
춤을 추고 독백을 던지는 물음
무대에서 홀로 웃고 웃는
연극배우
그대 소리 없는 외침이
내 뇌의 즐거움이
가슴에 새겨 두라 한다
저 바다 그려 놓은 그림은
김 익 택
아침 먼동의 인사와 저녁 노을의 인사는
무거움이 다른가요
평화와 안전은 밤낮이 없지요
낮에 활동 절반은 밤이 있지 않나요
일하고 쉬는 것에 차별을 두지 말아요
사랑과 그리움 차이같이
즐거움과 기쁨 차이같이
강함과 부드러움의 차이같이
무엇이 좋다 나쁘다는 것은
마음의 차이 환경의 차이
모름지기 삶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저 바다 출렁이는 물결
그 일부분이 그려 놓은 이야기는
어부가 만나면 물고기 이야기가 되고
화가가 만나면 그림이 되는 것이고
시인이 만나면 시가 되고
과학지가 만나면
과학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지요
바다는 삶의 백과사전
김 익 택
나는 저 나무 가지에서 세레나데를 듣습니다
저 굵은 나무 뿌리에서 인생 이야기를 듣습니다
생각하고 잊는 건 내 마음대로 아니 되듯
쓰고 지우는 순간이지만
저 나무가 나에게 하는 말
버릴 것 없는 그리움이며 명언입니다
수도 없이 빽빽한 나무속의 물관은
인생대백과사전 속 수십만 단어 설명 다름없습니다
다만 모르고 지나칠 뿐입니다
모래 미학의 아름다움이
김 익 택
인도 도로위를 달리는
자동차 달구지 리어카
소음과 소음
무질서 속의 질서같이
엉키고 설킨
열대 우림 산속 정글 같이
의사가 아니면 모르는
내 다리 속 근육같이
저 나무속의 속살은
또 하나의 삶의 단면
내 정신세계를 몰아지경을 몰아넣는
형용할 수 없는
경의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연인과 모래 그림
김 익 택
참 예쁘기도 하다
하필이면 수많은 밟고 가는 백사장에
전시회를 하 듯 펼쳐 놓았을까
대게는 무시하고 밟고 가는 사람들
그들이 남기곤 간 하이힐과 구두 발자국은
다시는 회복될 수 없는 상처
그림 하나하나가 아깝기만 한데
어떻게 보호할 수가 없다
이왕 밟고 간다면
고운 손자국 아니면
맨발자국이라면 아프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것마저 말 할 수 없다
그저 안타까워하며 지켜볼 수밖에
그들 또한 바다를 즐기려고 온 사람들
손잡고 거니는 모습 하나만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지만 내 눈길은
일그러진 너의 그림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내 욕심일까
나는 복원할 수 없는 그림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다
한쌍의 모래 그림의 이미지
김 익 택
하나보다 둘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하나는 외로움이고 둘은 그리움일까
다정히 서 있는 연인 마냥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평화롭고 정겹다
박물관 벽에 걸려있는 인물화가 언제 말하는 소리가 들렸던가
좋아하고 손잡을 없고 사랑해도 포옹할 수 없는
저 한쌍의 모래 그림
내 눈에는
가까이 있어도 그립다
의지할 수 없어 사라지는 믿음같이
이 시간 지나면
눈에 담아 두어도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쉽고 그립다
덕포 해수욕장의 파도는
김 익 택
펄펄 끓을 수는 있어도
훨훨 태울 수는 바다는
한없이 사나운 불길이 되었다가
한없이 평화로운 그리움이 된다
리듬을 탈 수는 있어도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바다는
밀물 썰물에 자갈을 굴러 노래를 부르고
모래를 쓸어안고 운다
누가 반갑게 맞아 줄까
와르르 달려와서는
돌아갈 때 훌쩍이며
앞만보고 달려가는 소녀 마냥
짧아도 긴 여운이 가슴에 맴돈다
바다는 산이 그리운가
김 익 택
생명 가득한 바다는
생명 가득한 산이 그리운가
기회가 오면
나무를 그리고 숲을 그린다
눈물이 많은 날은
수많은 그림을 그리고
눈물이 작은 날은
보채는 아이
땅에 그리는 그림 마냥
여기 저기 띄엄띄엄 그림을 그린다
보름마다 그리는
그 그림은
누구든 마음껏 구경하라고
넓은 백사장에
그림의 광장을 펼친다
덕포 모래그림 전시장
김 익 택
바다 이야기를 들으려면
먼 바다를 가지 말고
대한민국 두번째 큰 섬
거제도 덕포해수욕장 가 보라
한 달에 두 번
썰물이 좋은 날 한 두 번
그곳에 가면
바다가 그려 놓은 전시장이 펼쳐진다
그곳에 그림은
나무와 숲 사람의 인체 그리고
형이상학적인 피카소 그림이 부럽지 않는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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