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두선생의 삶을 생각해 보다

김익택

 

 

제자가 왕자였던 연산군

 

그 연산군이 왕이 되었을 때

무오사화

그리고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

 

중종 때 복권 우의정 추증

 

그리고 광해군 때

동방오현 문묘 종사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나라님이 충성을 몰라줘도

그의 의리를 국민이 알고

업적은 몰라줘도

그의 학문을 세계가 알아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

삶들의 가르침이 되고 있음이다

남계서원의 소나무

김익택

 

 

나를 찾아온 손님 아니라도

반가운 사람 있는 것 같이

거기 그 자리 가만히 있어도

믿음이 되는

저 소나무는 그분의 분신일까

하나같이 든든해서 존경스럽다

 

노송 그 속으로 들어가면

늙은 나도 너도 소년

 

마셔도 배부르지 않고

좋아해도 모자람 없는

은은한 향기와 시원한 바람을

내 몸이 먼저 알아

촉각과 미각과 시각이 즐겁다

사원과 서원 뜰에 피는 목백일홍

김익택

 

 

태풍 아니면 바람도 적막한 7월

독경 소리에 피고

글 읽은 소리에 피어

다 못한 진실을

진리를 표방하려는가

생명 있는 삶

모두 회피하는 삼복더위에

붉은 심장같이 피고 있다

 

백일홍 항의

김익택

 

자신도 모르게 울컥 쏟아지는

서러움은

예보도 없고 예의도 없이

순간적이다

 

저 꽃을 보니

내가 모르는 전설을 간직하고

신화를 간직하고 있을 것 같다

 

말을 해도 정의가 통하지 않아

속을 까뒤집어 보여줄 수는 없어

답답한 것처럼

 

내가 할 수 없는 저항이

저 꽃 심정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 삼복 백일을

쉬지 않고 필 수가 없는 것이지

 

저 꽃 붉은 꽃 가장자리 엉김이

혈액의 형상이라고 해도

누가 아니라 할 수 있을까

백일홍 삶의 숨은 뜻

김익택

 

 

마디마디 부러진 곳마다 옹이는 기본이고

꺾이고 꾸부러진 가지와

껍질이

너들너들하게 벗겨져

속살이 드러나 있는 것을 보면

 

저 백일홍은

삶을 얘기하지 않아도

고난과 고행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일까 백일홍은

진리를 믿는 사찰과 서원처럼

송이송이 피어도 멀리서 보면

나무전체가 한송이꽃

한 마음같이 핀다

 

백일홍의 위대함은

김익택

 

 

모든 삶이 고개 숙이는

삼복 가뭄에

시들시들 말라가거나

장마에 고개 숙이는

여름 날씨

아랑곳하지 않고

 

알갱이 하나하나마다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붉은 꽃 송이송이는

어느 성인의 심장이 뿜어 놓은

설교이 아닐까

 

보고 느끼는

눈 있고 가슴 있는 사람

빈 생각일까

그렇지 아니한 가

그렇지 않고서 이해가 되는 가

되 묻는 듯 꽃술이 뜨겁다

그에게 삶은 고통이 축복

김익택

 

 

좀 더 많은 태양을 보기 위해

허리를 몇 번을 꺾어야 하고

목을 비틀어야 했던

저 모습은

아마도 삶이

죽음같이 가혹했으리라

 

그래도 생명은 존귀하기에

상처가 깊고

고통이 넓은 만큼

살기 위한

극복의 흔적이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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