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사진이 요구한 멘탈

김익택

 

 

만나면 즐거운데

끝도 없이

매양 노동을 요구하는 그대

희망이 있느냐

의문을 하면서도

손을 놓지 못한다

즐기라고 했지

언제 노동을 요구했느냐

희망 있는 곳에

노동이 있는 건

또 하나의 예술의 벽을 허무는 것

이왕 시작한 꿈이라면

볼만토로는

업을 닦는 것이 아니라 쌓는 일

나를 존경한다면서

그 이중적인 생각

이제 그만하라 정신차려라 고

몇일밤을 세워 작업한 파일

다시한번 하라고

순간 날려 버렸다

매화 그리고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김익택

 

 

봄빛이 아름다운 날

일벌의 외출은 무지막지 했어

 

나누어 주어야 할 꿀을

매화의 의도를 무시한

언 바람이

한 방에 날려 보냈어

 

생각과 꿈의 차이를

극복 못한 사람들이

매화 주위에 모여들어

 

매화와 입 맞춤을 하며

봄이 왔다고 웃었다

 

매화와 매화향기

김익택

 

 

나이도 잊고 성별도 잊고

펑펑 울고 싶었을 때

나를 대신 울어주던 사람이

웅산이었던가 적우였던가

비 오는 밤엔 기적보다 반가운

적우의 기타에

사랑을 시를 싣고

눈 오는 밤엔 기우보다 반가운

웅산의 피아노에

음률에 실은 삶은

읊으면 시가 되고

읊조리면 노래가 되는

짜고 맵고 쓰고 신

눈물 콧물 속 빼놓는

삶의 그 이야기는

한잔의 커피도 좋고

한잔의 술도 좋은

가슴이 울어 피어나는 한 송의 꽃

그 꿈이 이루어져도 꿈이겠지

 

매화가 떨어지고 나면

김익택

 

 

강 추위에 죽음을 무릅쓰고 꽃 소식 알려도

예쁘다 향기가 좋다

미소 짓고 코를 실름거려도

돌아서면 타인

 

누구는 시심을 얻고 가고

누구는 곡을 얻고 가서

명작이 되고 명곡이 되더라도

시를 읊는 것도

노래를 부르는 것도

저희들 몫

정작 매화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

 

꽃이 시들고 나면

꽃이라는 이름조차 무색하게

하얗게 떨어진 꽃을 밟으며

미련없이 발길 돌린다

 

매화 너를 내 가슴에 담는 동안

김익택

 

 

너를 만나는 사나흘은

짝사랑도 아닌데 설렌다

피기도 전에 비가 올까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도

하늘을 바라본다

 

어디서 어떻게 너를 봐야!

남모르는 너의 매력 볼 수 있을까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구름과 연무를 생각하며

구도와 시름 하는 사이

모여드는 사람들

자리를 비켜주고 고심한다

 

추위는 늙은 환자에게

가만있어도 뼈마디 쑤시는 아픔인데

추위는 고사하고

죽음 같은 아픔 속에 더 풋풋하게 피는 너를

해마다 보고 느끼면서 새삼 존경스럽다

 

 

너를 볼때마다

반추의 시간은 반성의 시간이지만

알고도 행하지 못하고

생각에 그치는 나

너의 삶의 소산 하나 담기 위해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매화의 시간

김익택

 

 

지난 일 년은 오늘을 위한

하루였던가

눈이 와도 꽃을 피우고

비가 와도 꽃을 피우는 걸 보면

약속은 위대하다

 

삶이란 모름지기

자기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인데

너는 너를 위해 꽃을 피우고

나를 위해 향기를 퍼뜨려도

참 고맙기도 하다

 

내가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아직도 겨울

지루하고 우울한 한 달

이른 봄 한 달을 까먹고 사는 것 아닌가

 

피는 꽃의 진실

김익택

 

 

누가 꽃의 속 샘을 생각하며

꽃을 보는가

꽃이 너에게

해코지 한적 있었던가

마음대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건

사람들일 뿐

 

사랑은 질투가 시작이고

사랑도 유혹이라는 거

정말 몰랐어

생존 기본욕구

진실을 가리면

그것이야 말로 사기 아닌가

 

너에게 언제 꽃에

눈 가리고

거짓선동을 했던가

향기가 너에게

풍문으로 거짓을 퍼뜨렸던가

홍매화 그 꽃의 맑음은

김익택

 

꽃이면 꽃이지

뭐 별다른 예의가 있을까

 

누구나 할 수 있는 볼멘소리

그 꽃을 보고 나면

맘에 간직한 상식을 벗어나

내가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

의구심을 터뜨린 꽃이다

 

사람이면 모두 다

인품을 갖춘 사람 아니듯

붉은 꽃이 어쩜 저렇게

맑고 신선 할 수가 있지

 

늙은 사람이 어린아이 행동을 하는

어처구니가 아니다

 

몸은 늙어도 순진무구 천진난만

언어 도치를

저 홍매화가 사람의 인식을 바꾸는

교훈의 빛과 향기를 갖추고 있다

매화가 가르치는 삶의 의지

김익택

 

 

 

영혼을 갈아 끼워 놓았나요

늙어도 늙지 않는 향기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습니다

 

정신에 용기만 넣었습니까

 

다리 잘리고 허리 잘려도

꽃을 피우는 삶의 본연의 의무

잃지 않는 것을 보면

 

감정을 가진 삶이라면

수 천 번 실망하고 용기를 잃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닐텐데요

 

 

 

 

매화 그대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김익택

 

 

2월에 제일 많이 듣는

고맙다는 말은 사람 아닌 그대

 

맞이하고 보내는 2월은

사계절 중 일부지만

한해의 시작 꽃으로 생각하면

의미 부여가 남다르다

그대가 피는 2월은

겨울 내 숨통이 트이는

계절임을 압니다

 

2월에 피는 꽃이 그대 말고 있긴 있지만

그대 의미만큼 아닙니다

 

삶이 무엇이며 삶의 의무가 무엇인지

강력한 메시지

어느 철학자가 그만 할까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대는

삶이 사랑이며 사랑이 삶이라는 사실

증인 다름 아닙니다

나는 단연코 매화라고 말 하겠네

김익택

 

 

사람 말고

평생 나를 위해 살아도

너를 위해 사는 삶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뿌린 대로 가꾼 대로 되돌려주는

곡식이 그럴까

사계절 늘 푸른

소나무가 그럴까 대나무가 그럴까

 

사람들이 꼭 갖추어야 하는

인성

인내 용기 희망 사랑 도덕 희생

두루두루 갖춘 삶이 무엇일까

 

몸통이 썩어도 피는 꽃은 싱싱하고

풋풋한 향기를 잃지 않는

꽃이 있다면

존경한다는 말 아깝지 않을까

 

일평생 삶을 그대처럼 산다면

사후의 세계에서도

존경받을 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매화 그들이 나를 두고 말하기를

김익택

 

 

 

의심을 품고 있는 것도

희망을 품 있는 것도

보여도 보이지 않는

믿음 하나를 담는다

 

이것이 사랑이다

아니다 희생이다

언제 한번이라도 공세를 했던가

 

내가 부정해도 변치 않는 DNA

살고 죽는 것은 내 의지 아니라

진리를 따랐을 뿐

 

난 가만 있어도

사람들이 저들 스스로

나를

사군자를 만들어

희망을 만들고 의지를 만들고

믿음을 만들고 희생을 만들었다

매화를 내 가슴에 담는 날

김익택

 

 

 

네가 피는 봄은 나에게 특별한 봄이다

 

네가 웃어도 하늘이 울면 어쩔까

네가 울어도 해가 웃으면 어쩔까

꽃의 눈치 보느라 날씨 눈치 보느라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태양이 네 살을 태우거나

비가 카메라를 적시거나

내 몸이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비가 쏟아지거나 먹 구름이 끼는 것도

 

이것 모두 내가 되기를 바라는 욕심이다

 

내년이면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너의 팔 다리를

오늘 더 좋은 환경에서 너를 만나

더 좋은 너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네가 피어 웃는 날은 날씨 눈치를 살핀다

매화 이해되지 않는 삶

김익택

 

 

 

일년을 시작하는 봄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더운 여름

열매는 익기도 전에

푸성귀로 떼여서

설탕에 절여

약이 되는 것을 보면

 

그대를 보고 있으면

희생이 삶이 목적이라면

꽃을 피운다는 것이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모르겠다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 매화

김익택

 

 

 

사랑은 하면 할수록 눈 멀어진다 했던가요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의문이 문제 제기를 하게 되나요

좋아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고통이 되면 싫어 지는 것 아닌가요

 

사람이면 인정도 있고 연연도 있고 의리도 있어

참고 산다지만

저 고목의 매화는 늙는 것이야 세월이라 어쩔 수 없지만

자연의 작은 재해에도 피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는 몸

 

삶 속에는 사랑도 있고 미움도 있지만 무조건 인내는 아니죠

그런데 피는 꽃과 향기는 젊음과 늙음을 가리지 않고

설사 그 사람이 가위로 가지로 톱으로 허리가 잘려도

꽃을 피우고 있네요

 

매화 너의 마음을 모르겠다

김익택

 

 

 

내가 너에게 보답할 수 있는 건 무얼까

늘 생각은 했지만 도움 준 것은 한번도 없다

 

내가 너에게 했던 것은 돈 안 드는

오래 살아라 꽃을 보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 뿐

 

해마다 달라지는 너의 몸은 아사직전 상태

너의 주변에 많은 삶들이 죽어 헐빈하다

 

아는지 모르는지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해마다 너는 유쾌 상쾌하다

 

아파서 안타까움 죽어서 흔적 없는 이쉬움까지

찾아줘서 고맙다는 인사인듯 생글생글 웃고 있다

매화 너를 탐구하는 15여년

김익택

 

 

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창부타령을 불러주고 싶고

춤을 잘 춘다면 살풀이를 추고 싶고

연주를 잘 한다면 가얏고를 뜯어주고 싶다

 

하지만 의사도 아니고 조경사도 아니면서

너의 온 몸을

요리조리 뜯어보면 어쭙잖은 실력으로 사진을 담고

글 답지 않는 시로 내마음을 표현하는 것 밖에

 

해마다 봄이면 너의 미학을 탐구하고

사진담아 시를 쓰기를 15여년

아직 나에게도 너에게도 위로도 격려가 되지 못하고 있다

 

매화에게 한마디 말씀

김익택

 

 

 

꽃과 향기가 화려하지 않고 유혹적이지도 않죠

작지도 않지만 크지도 않고

연약하지도 않지만 우람하지도 않죠

지극히 평범하죠

몇 백 년을 사는 삶에 비하면 짧은 삶

이웃집 형 같고 아우같은

평범속의 소박한 삶이죠

내포하고 있는 꿈이 무엇인지

자랑하지도 않고 알리지도 않아도

알고 나면

삶은 인내이며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되죠

미학이란 겉 모습보다 가슴이 하는 배려이며 희생이죠

잊지 말아요 기억해요

삶은 반복이지만 다른 꿈

다른 행위의 반복이기도 하죠

아무리 많이 해도 모자라는 사랑한다는 말도

함부로 할 수 없듯

삶은 좋음과 나쁨을 가려야 해요

위로와 격려는 해도 비하는 하지 말아요

매화와 희망고문

김익택

 

 

사랑하면서 이별을 생각하지 않듯이

나에게 너는

연중 계속 사랑하는 중

네가 피는 열흘이 지나고 나면

12개월 기다림은 희망만 있다

 

너를 담는 동안 행복했지만

너를 더 맑게 하고 맑게 하는

후 보정은

눈이 아프고 온 몸이 뻐근한 고통

왜 사진을 많이 찍어서 개 고생을 하지

의문이 없지 않지만

빠질 수밖에 매력은 포기보다 희망이다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구도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날씨였으면 좋겠다

기대는 항상

부탁의 희망고문은 행복이다

 

매화와 스피노자

김익택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된

그 시작은

네가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모른다

너는 말하지 않았고

나는 말을 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너의 미소는

찾아오는 삶들 모두에게 동등했고

향기 또한 그랬다

네가 나에게 관심이 될 때까지

삭막한 겨울 끝

볼 수 없는 꽃의 신선함이었다

처음 너의 대한 나의관심은

삶의 먼저였고

희망이 그 다음이었다

너의 삶은

죽기까지 사는 삶의 자세였다

네가 피우는 꽃과 향기와 매실이

죽기까지

변함없는 묵언의 실천은

내일 지구가 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 말 보다

위대한 실천하는 삶 아니었던가

 

매화는 늘 새로운 희망

김익택

 

 

처음 너를 만난 느낌은 반가움이었다

겨울의 속에 꽃을 볼 수 있다니

어떻게 모든 삶이

죽음같은 얼음의 계절에

눈을 머리에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 뿐만 아니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허리가 꺾이고

몸통이 썩어 무너져도

싱싱한 꽃을 피우고 향기를 피운다 말인가

 

매화가 시사하는 생명의 존귀함

삶의 의무가

사람들 보다 위대한 사랑 아닌가

 

피는 꽃은

단순한 아름다운 미학이 아니라 미래였고

피우는 향기는

신선한 고마움 아니라 사랑이었고

고목은 삶의 지탱수단 아니라 삶의 존엄이었다

 

그 의미 되새길 때마다

취미는 취미가 아니라 탐구였고

탐구가 노동이 되어도

내일 아침이면 달라지는 마음같이

사랑하는 사람 얼굴을 보듯 새로웠다

 

매화 사진을 담기 전

김익택

 

 

많은 사람들 앞에 고개 숙여

고맙다는 말 하지 못해도

몇 십 번을 되 뇌이며

사진을 담는다

매화도 알아 들었는가

너의 요구대로

포즈를 취해 주지 못하지만

잘 찾아 잘 담아 보라는 듯

마냥 웃고 있다

 

매양 매화사진을 담으며 느낌 하나

김익택

 

 

네 몸 지탱하기도 어려운

부러지고 썩은 몸을

아무리 조심해도

부딪치고

기대고 밟지 않았을까

마냥 웃고 있는 너를

내 가슴에 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프지 않았을까

괜찮을까

뒤늦은 내 양심의 질타에

미안하다

매화를 찬미하다

김익택

 

 

피어도 그만 져도 그만

무관심이 보통인데

내가 미쳐도 보통 미친 것이 아닌가

세상의 가르침은

간섭과 잔소리부터 시작되는

부모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학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 스승만이 아니다

내 스스로 보고 느끼는 지식과 지혜는

삶속에도 있고

피고지는 자연속에도 있다

그 무엇이 위대한지

따지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

객관적인 것 보다 주관적인 것이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 삶이다

내 살기위한 고독한 몸부림이

타인의 눈에 귀감이 되고

모범으로 보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내일 죽어도

오늘 목표가 어제와 다르지 않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감정 없는 삶이 감정을 가진 삶에게

교훈을 준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 나무는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사람 아닌 사람이 되어

어떤 사람은 먹고사는 삶의 미천이 되고

어떤 사람은 삶의 약이 되고

어떤 사람은 평생지기 친구가 되고

어떤 사람은 교훈을 얻은 철학이 된다면

삶의 가치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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