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의 해돋이

김 익 택

 

 

구름이 스키를 타고 태양이

구름을 붉게 물들이는 곳

소리치는 아우성도 없고 외침도 없다

 

그런데도 일치하는 아름다움은

가슴에 넘쳐 흐른다

 

나를 위한 풍경 아닐지라도

나를 위한 아름다움으로 

받아드리는 이유

궁금하지 않고 이상하지도 않다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나의 자유

구름이 하는지 바람이 하는지 모르는

자연의 행위가 나를 위한 축복같다

 

욕심이 부르는 정신

김 익 택

 

 

내 안의 미움이 자식농사를

더럽게 키웠다

 

돌보지 않는 건강은

마신 술과 바이러스와 타협을 하고

배려하지 않는 정신은

허영과 욕심에 타협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피폐하진 건강은

오장육부를 혹사 시켰고

매사 쉽게 생각하는 정신은

뇌와 가슴을 대못을 박았다

 

젊은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

온 몸은

바이러스 온상지가 되었고

정신세계를 벗어난 혼은

이 세상에도 없는 영혼을 불러들였다

 

자정력을 잃은 육신은

마침내 검은 피속에서

분열은 분열을 거듭했고

자살시도를 했다

 

시뻘건 죽은 눈은

구름속에서 행복을 찾고 바람속에서 찾았다

 

 

낙엽의 이별이야기

김 익 택

 

 

가을은 아침에 오고

저녁에 재촉하는 가

아침 저녁 단풍잎 눈물이 차갑다

 

바람의 손이 받지 않아도

소환장보다 정확한 구인장이

정중히 손목을 잡았다

 

소란도 없고 소식도 없이

바람의 이별 이야기는

아름답다고 해도 받아드리지 못하고

사랑한다 해도 거절하고 싶은 말이다

 

사랑했으므로 헤어진다는 말은

철학자의 유물론이고

 

만나기 위해 헤어진다는 말은

시인의 자연을 속이는 말이다

떨어지고 나면 쓰레기 일 뿐이다

 

옥정호의 선물

김 익 택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서 저렇게 넉넉할까

 

 

만인이 마셔도 모자람 없는 막걸리 사발같이

아무리 나눠 먹어도 남을 빙수같이

하얀 안개가 옥정호에 남실거린다

 

나를 위한 선물인 것 같아

내 것 아닌데도 욕심이 나서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의를 갖추어 감사의 말을 해야 할 것은데

합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져 갈 수도 없고 두고 갈 수 없는 저 풍경을

 

가을 바람이 부르는 부끄러움

김 익 택

 

 

휴식 없는 그리움이 거리로 불러냈다

공원의 초대는

짝없는 사람은 불허라도 하듯

조깅하는 사람 아니면

산책하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이다

당장 머리가 외로움을 받아드렸다

늙어도 늙지 않는 것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을 바람의 유혹에 밖을 나왔지만

궁중속의 외로움은 

누가 관심 가져주지 않아도

가슴이 사랑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인지쓴 웃음이 나왔다

혼자라는 것 곱씹는 말에

단풍보다 내 얼굴이 붉어졌다



생각이 현실을 앞서는 시대

김 익 택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직업을

더 선호하고

제조업 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디지털 시대

천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제작하는

종합방송보다

일인 방송이 시청률이 많은 시대

나에게 디지털은

생각이 현실을 앞선다

닭 쫓는 개 지붕을 쳐다보듯

나는 꼰대 아닌 꼰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재능도 없지만

만능의 디지털을

손에 쥐어 줘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엉거주춤 바라보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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