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재촉하는 태양

김 익 택

 

 

가을 바람이 안개를

해산할 때까지

붉게 물든 안개에

고개 숙여

목 축이는 벼에게

태양은 아직

덜 여문 벼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 쪼이고 있었다

개 꿈

 

김 익 택

 

잊는 것도 아니고 잃어버린 것도 아니다

눈을 감았지만 어둡지 않다

그 세계에서 펼치는 세계는

책임도 없고 의무도 없고 권리 또한 없다

이상의 세계를 만날 수도 있고

4차원 세계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그 세계에서는 나는

주인공이면서 무의식적인 방관자

이룰 질 수 있는 없어 행위에 대한 책임 또한 없다

나만의 휴식공간에 개입은

단 한번도 나의 요구에 반응이 없었다

깨어나서도 기분이 꺼림직 하면

그날 하루 자각하고 경계를 하며 생활을 할뿐

잊음과 평화 그 뒤 새로운 일상이 시작이다

매일 당신 생각이 당신 마음을 돌려주었으면

 

김 익 택

 

사람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사람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요

당신을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그랬면 좋겠어요

봄에 피는 꽃과 가을에 피는

꽃도 다르고 향기도 다르지요

목적이 다르고 사랑하는 방법 또한 다르지요

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맘은 변하지 않지요

다만 당신이 그 사실 모를 뿐이지요

그렇다고 당신과 나

평생을 바라보는 별과 달사이 아니지요

당신의 말 당신의 따뜻한 손 당신의 마음

늘 느끼고 살지요

무심한 것은 바람만이 아니었지요

비도 있고 눈보라도 있고 태풍도 있지요

하지만 그것 모두 자연적인 현상 지나고 나면

제자리로 돌려 놓지만

훔칠 수 없는 당신의 마음은 아니었지요

사랑이라는 말 보통 명사이지만

나에게 당신의 사랑은 삶의 전부 생명 다름없습니다

그 사실 당신만 모르지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 당신도 내 손길 내 마음

내 사랑의 알아주었으면 해요

매일 떠오르는 태양 보이지 않는

생각이 당신을 향하고

매일 잠드는 밤 별이 되고 달이 되어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해요

죽어도 못 잊는 고향

 

김 익 택

 

낙남정맥 끝자락

그리 높지 않고 낮지도 않은

900미터 남짓 한 산

부산 대구 중간 경주 울산 중간

첩첩산골 그곳 마을 안산

내와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하나 밀양강은

이나라 정신의 뿌리 자양분이 되었고

물줄기 둘은 형산강 제철산업의 전초기지가 되어

나라의 초석이 되었다

또 하나 물줄기 셋은 태화강으로 흘러 들어

자동차 선박 생산기지가 되어 세계를 누빈다

먼 옛날

기와를 구어 신라 지붕을 만들었던 마을

경주손씨 안동권씨 경주김씨

전쟁을 피해 살았던 곳

근대사 아픔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고

무쇠를 녹여 서말찌 솥을 생산했던 곳

6.25 전후

조카 삼촌을 사돈총각이 사돈어른을

총으로 죽창으로 무참히 살해했던

이념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내 고향 내와리는

모르는 사람 모르지만 알고 나면

죽어도 못 잊는 아픔이 우려 나오는 곳이고

그리움이 모여 속살대는 곳이다

횟집에서

 

김 익 택

 

 

평생 짠물을 먹고 살아도 내 흰 속살은

고들고들하다

네가 횟집 고급 요리가 되기까지

내 삶은 평탄하지 않아서

평화를 누리기보다 도망가서 살아남은

행운이 더 많았을지도 모를 터

너의 단련된 몸이 펼쳐 놓은

하얀 속살은

수십편의 극적인 드라마가 있는 극본

넒은 바다의 거센 파도의 이야기

살기위해 죽이고 잡아먹고 살았던

파닥거리는 생생한 그 이야기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된 것이지

사람들은 너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잊은 채

너의 시체를 안주 삼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지

소주잔 돌리며

나에게 마음을 읽는 천리안이 있다면

 

김 익 택

 

 

내 정신이 삶의 마음을 읽는 천리안이 있다면

무개도 없고 정체도 없는 삶의 본질

바람의 마음도 살펴보고 작아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속내를 알아보리라

윤리를 모르고 죄악을 모르는 자연이 아니라면

먹어야 사는 삶들의 세계는 사회 법칙이 있는 법

무차별공격에 이유없이 죽어야 하고 사라져야 하는

약한 삶들에게는 너무 억울한 일

그들의 마음을 미리 읽어 함께 공유하는 삶을 찾아 보리라

자연의 재해도 준비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법

세상에 평등이 영원한 것이 없음을 강조한다면

불 공평한 일

완전한 평화 없는 세상에도 최소한

질서 유지는 있어야 삶이 유지되는 법

내 정신이 삶의 마음을 읽는 천리안이 있다면

지금 우한바이러스로 세계가 공포를 떨고 있는 인류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을텐데

내 한 몸도 우한바이러스 공포에 벗어나지 못하고

살기 위해 눈치를 살피고 있으니

 

항상 너의 곁에

 

김 익 택

 

 

네가 보고싶을 때 한 마리 새가 되어

너의 창문에 앉아 너를 보고

네가 보고싶을 때 너의 장독대에 활짝 핀

봉선화기 되어 손톱에 붉은 물들이고 싶었어

낮이면 네 집이 보이는 언덕에서

밤이 오면 밤하늘에 별을 보면서

답장 없는 편지를 보내곤 했지

그리움과 사랑 구별이 무엇인지 몰라도

보이지 않는 아픔은

너를 봐야 치유될 수 있을 뿐

세상의 이름다운 말과 세상의 위대한 말은

눈에 들어 않고 귀에 들어 않았지

너 아니면 치유가 되지 않고

너 아니면 즐겁지 않았지

정말 너 아니면 삶은 삶 아니고

행복의 말 딴 세상의 말 나와 상관없었지

날마다 널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꿈꾸었지

어느때는 낮에는 까치가 되어서

너의 집 감나무에 앉아 너를 보고

어느때는 부엉이가 되어 너의 창가에 앉아

너를 보고 싶었지

어느때는 바람이 되어 숨결이 되어 한 몸이 되고 싶고

따사로운 빛이 되어 네 온몸 곁에 머물고 싶었지

세상 누구도 떼어 낼 수 없고 질투할 수 없는

가을 맑은 하늘

 

김 익 택

 

오랜만에 하늘이 파랗다

황사는 어디 가고

비구름은 어디 갔는가

본래 모습을 보여줬는데

보는 내가 이상하다 한다

눈을 비비고 봐도

맑지 않는 하늘이었다

고맙다 라고 인사라도 해야 될 것 같다

사람 아니면

인사에 인색했던가

자연에게도 나에게도

삶의 한순간에도 벗어 날 수 없는

숨을 쉬고 입으로 먹고 눈으로 보는

그 청정구역에게

고맙다고 숨을 몰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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