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비의 제짝 찾는 소리

김익택

 

 

노래라면 그만하라 하겠지만

짝을 찾는다면 이해해

다른 삶이 다 찾는 짝을

저 혼자 못 찾으면 얼마나 애가 탈까

 

그래서 그토록 개구리는

봄 그믐밤에

머리가 어지럽도록 울고

귀뚜라미는

가을 달밤에 이명이 되도록 우는 것이지

 

소나기 아랑곳하지 않고

비 맞은 생쥐 마냥

대낮에 모가지에 핏대를 세우고

우는 걸 보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리 아닐까

 

연꽃과 개개비의 삶터

김익택

 

 

삶의 개념이 무엇이며

사랑의 정도가 무엇인지

 

제 능력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에 수긍하고

극복하려는 노력

 

그 삶의 과정을 연꽃과 개개비가

보여주고 있음이다

연꽃 빗방울의 의문

김익택

 

 

세상의 모든 삶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물은

저 연잎은

받아드릴 수 없는 것일까

 

연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또르르 구르는 모습

투명 옥구슬 다름없다

 

연잎에 기름이 묻었다면 벌써

물에 씻겨도

벌써 씻겼을 터

며칠 장맛비가 내려도

여전히 똑같다

 

물에서 자라고 물에 죽는

삶이라는 걸 생각하면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개개비 울음

김익택

 

 

날카로운 두 발로

연꽃 봉오리 움켜잡고

목털을 세우고

비 속을 꿰뚫는 소리

 

비에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니도록

절실 해

사연을 몰라도 사랑이 아름답다

연꽃이 하는 말

김익택

 

 

내일은 몰라도 모레는 늦어

피었다 지는 일주일은

비 오고 태풍 불고 무더운 시련 많아

오늘처럼 예쁘게

너를 맞이한다 말 장담 못 하겠어

사람들은 보통

마음보다 외모가 먼저라서

머리카락 빠지고 이빨 빠진

초라한 몰골 본다면

순수가 망가지고 기억이 착각할까

그것이 두려워서 그래

삶이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긴 시간 아니면 모르는 거기까지

이해를 구할 순 없지

미학의 기준이 다르고

철학의 기준이 다른 삶들에게

공통 분모는 눈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이지

나중에 세월의 선물을 받아 들고

불편함을 느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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