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우포 아침풍경
김익택
아침 태양에 곱게 물든
우포 호수에 붉음은
테초의 어머니 가슴일까
먹지 않아도 배부름 같이
동산에 얼굴 내미는
뜨거운 미소에
영하의 날씨에 언 가슴에
따스하게 스며든다
어둠과 밝음 사이 시작과 끝맺음은
극과 극 같지만 쉼과 일하는 연결고리
지난 밤 쉬었으면 깨어나라고
우포 물속의 삶들을
조용히 깨우고 있음이다
받아 드리지 않는 삶은 죽음이고
받아드리는 삶은 희생이 희망이라고
붉은 심장을 데우고 있다
겨울아침 우포 감상 소회
김익택
태양의 붉은 빛이 물들은
저 호수는
너그러운 가운데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가운데 온화한데
내 눈에 비친 붉은 빛은
따뜻하고 포근해도
주머니 속 손은
나오지 못하고
시린 코끝 훌쩍거리고 있다
하지만 순간순간 변하는
붉은 구름의 조화와
붉은 잔물결의 주름살을 놓칠까
꼼짝 않고 서 있다
12월을 맞이할 때마다
김익택
12월 맞이할 때마다
변치 않는 것 있다면
나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빚진 기분
미련없이 떠나는 가을처럼
단 한번도 홀가분하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불어나는
나이처럼
두툼한 선물은 없고
무거운 후회만 있다
한 잔 술의 위로
김익택
내가 나를 위로가 되지 않을 때
한잔의 술이
친구보다 편할 때가 있다
아무리 인내가
미래의 밑거름이라도
욱하게 치밀어 오르는 화는 5분대기조
참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은
사과로 되지 않고
용서로 되지 않는 화해가 있다
그럴 때 홀로 마시는 소주는
취하면 취할수록
때로는 꾸짖음이 되고 약이 된다
가로수 위대한 삶
김익택
도시 가로수 낙엽은 쉴 곳이 없다
죄라면 봄 여름 가을
공해를 밥 먹듯 소음을 물 마시듯 했으니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다
무엇을 위하고 누구를 위한
삶이냐고 묻는다면
질긴 생명력을 이용한
죽음도 내마음대로 할 수 없는
운명이라 하겠다
삶의 아픔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눈물은 여름장마에 낙숫물이라
흘러도 모르고
울음소리는 여름 태풍 속 천둥이라
소리쳐도 모른다
치료는 온몸이 부러지고
뿌리가 뽑혀야 관심 받는 삶이다
사랑은 듣기 좋은 정신환자의 헛소리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죽음과 맞바꾼 말
그에게 삶은 근무교대가 없는 초병
자유와 질서 한경의 파수꾼이다
눈물의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김익택
교양의 골짜기엔 꿀물만 흐를까
명예로운 길에 품위와 품격만 있을까
아픔을 겪어봐야 자아의 진실을 알고
슬픔을 겪어봐야 인내의 진심을 알듯
눈물 꽃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것은
노력의 진심을
빛이 알고 바람이 알고 비가 알기 때문
눈물의 골짜기엔 소금물이 흘러도
시간이 지나면 된장이 되고 간장이 된다
사랑은 소갈병
김익택
떠들어야 시선이 집중되고
고요하면 관심 없는
관계와 관계 사이에는
눈 없고 귀 없어도
어디에도 있는 바람은
내가 모르는 원칙도 있다
눈감으면 보이고 눈뜨면 보이지 않는
눈먼 소갈병은
고요한 가운데
보이지 않는 귀가 있고
소란한 가운데
조용히 지켜보는 눈이 있다
새벽에 흐르는 눈물
(어머니 생각)
김익택
미안하다 그립다는
말 대신
주르르
흐르는 눈물
기회도 없고
기회가 있어도
갚을 수 없다
말을 해도
들을 수도 없다
미안함만
한정없이
무안하다
우포는 열려 있는 어머니 가슴 01
김익택
날마다 찾아가도 단골손님
십년만에 찾아가도 단골손님
언제 우포가
사람들 가려 맞이하든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누군들 찾아오면
품어주고 다독이는 어머니 가슴일뿐
싫어하고 반기는 것은
그들의 몫
침 뱉고 돌아서는 것도
그들의 몫
나누어 주고 가져가는 것도
그들의 몫
시련도 행복도 그들의 몫
책임도 묻지 않고 의무도 따지지 않는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12월의 빈 가슴
김익택
하고싶어도 하지 못해 애태움도
해야 할 많아도
아쉬움으로 접어두는 12월은
목에 넘어가지 않는 눈물 젖은 빵
지난 열두달은 누가 아무런 방해공작 없이
열심히 살아도
꿈과 목적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빈 가슴엔 12월바람이 차다
우포는 열려 있는 어머니 가슴 02
김익택
걸어 다니는 삶들
날아 다니는 삶들
기어 다니는 삶들
헤엄치는 삶들
그들에게
대문이 있었던가
방문이 있었던가
우포는
이 억년 이래
밤낮 없이
열려 있는 어머니 가슴이다
겨울 우포는 새들의 낙원인가
김익택
이 억년 한결같이
새들을 맞이하는 우포는
삶의 낙원인가
삶의 피양지인가
만물의 영장 사람에게도
몸서리치는 겨울
저들은
꽁꽁 연뿌리 흩어진 낱알
썩은 수초밖에 없는
우포에서
무엇을 먹고 살까
그 의문이 오히려 의문스럽다는 듯
추우면 적이 없는 우포가 낙원인듯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일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포천 봄봄 (0) | 2023.03.30 |
---|---|
3월의 화포천 (0) | 2022.03.04 |
해운대 요트 계류장 (0) | 2021.09.30 |
해운대 여명 빛 (0) | 2021.09.22 |
창원 메타스퀘아 가로수 (0) | 202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