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손절하는 겨울

김 익 택

 

 

 

바람이 꽃피우는 봄을

겨울이

입춘 지나고 우수가 와도 손절하고 있다

흔들리는 맘은

남쪽 손님 맞이하러 떠나가고

아이는 두 손 모아

추위가 싫다고 기도를 한다

 

태양은 하늘 한가운데서

매화나무 가지를 격려하고

키 큰 낙엽송 두 팔 벌려

찬바람을 가로막고 섰다

난 행복해 외치는 솔개바람이

영원히 겨울 인 줄 알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사랑을 잃고

 

김 익 택

 

어디 있을까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을까

날마다 길을 잃은 꿈이 방황하고 있어

생각은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고

눈에 보여도 내 것이 아닌 사랑은

이길 저 길에 넘쳐흐른다

사랑을 잃고 거리에 나선 사람에게

아름다운 질투만 있고 사랑은 없는 것일까

보여줄 수 없는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거리엔 모두 낯선 사람들 그들이 나를 몰라도

눈 마주칠까 외면하며 걷는다

이런 내가 싫어 시선을 옮기면 보이는 건물

상점에 예쁜 제품들

그것마저 외로움의 은신처를

묻는 질시하는 눈

내 마음의 위로 받을 곳 없어 발걸음을 돌린다

 

 

 

 

 

 

 

봄을 아는 삶들은

 

김 익 택

 

볼을 에이는 찬바람 속에서도

내리 쪼이는 햇살의 메시지는

강렬하다

 

이를 알고 있는듯 매화나무는

추위에 벌벌 떨어도

꽃 몽우리를 맺고

버들강아지는 얼음에 발을 담그고

꽃을 피운다

 

이렇듯 봄을 아는 삶들은

추위속에서도 소리없이 오는 봄을

들불처럼 준비하고 있다

 

누가 소리쳐 알리지 않아도

땅속에서 땅위에서

소리없이 조용 히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오는 봄을 기다리며

 

김 익 택

 

겨울의 무료함이 창 밖 먼 산에 머물게 한다

안개인지 미세 먼지인지 산을 덮고 있는 뿌연 모습

내가 보내는 텔레파시를 방해하고 있다

 

저 어디쯤 나 모르게 오는 봄은

추위에 몸을 사리고 있는가 푸른 빛은 보이지 않는다

 

시린 어깨가 싫어 방으로 들어와 마음에 봄빛을

채우려고 사진을 펼쳐 들어본다

눈 속에 노란 복수초가 미소를 짓는다

 

손을 호호 불며 정신없이 사진을 담았던 그때가 벌써

4년 전 사진 속의 복수초 노란 꽃은 늙지 않고 웃고 있다

아픔과 희망을 노랗게 머금은 채

 

 

 

주남지의 겨울 물빛은

 

김 익 택

 

차가워서 더 아름다운 주남지의 물빛은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태양빛으로 자신의 속내를 표현한다

바람이 불면 산란한 마음을

바람 없는 날은 편안한 마음을

날아오는 철새에게

물속 고기와 수생식물에게 정보를 알린다

삶과 죽음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둔 채

대낮부터 어두운 밤까지

찾아오는 삶들에게

있는 것 다 보여주고 가진 것 다 내어 놓는다

하늘이 노하지 않는 한

언제나 반짝이는 미소뿐

주남지는

단 한번도 인상을 찡그리지 않는다

베풀어야 살고 나누어야 사는 사랑뿐이다

 

 

 

 

봄 같지 않는 겨울

 

김 익 택

 

햇살의 의미 모르고

바람의 숨은 뜻 모르는

봄 같지 않는 겨울

성급한 매화가 피고

양지쪽에 마른 잎사이

쑥 잎이 돋아도

햇살이 밝고 맑아도

아직 바람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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