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삶의 가르침이라고

김 익 택

 

 

가슴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에도

그대 간절한 묵음의 기도는

가끔 잊어도 잃어버리지 말라고

같아 보여도 다른 그림으로 삶을 그린다

 

움직여야 살고 노력해야 산다는

너의 실천은 많은 삶들의 쉼터

 

삶은 지겹고 싫증이 날만큼

노력의 믿음은 나를 위한 너의 희망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고

밤 낮없이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조용한 암살자 평등 공정 공평 자유를 외치다

(코비드19)

 

김익 택

 

그대 꽃으로 오지 말고 향기로도 오지 마세요

한마디로 싫다고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바람까지 속이는

불청객 무임승차

그대 의도를 나비가 모르고 벌이 모른다고

사람이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대 곱고 부드러운 향기를 이용하는 조용한 암살자는

양심도 정의도 없고 밤도 낮도 그림자도 없습니다

눈 있어도 볼 수 없고 무색무취 무자비하고 무식합니다

조용한 암살자는 의심없이 만나고 의심없이 소통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좋아합니다

특히 가족을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사랑도 가리지 않고 미움도 가리지 않습니다

태양이 삶을 가리지 않듯이 바람이 삶을 가리지 않듯이

소통하려는 사람들의 코와 입을 노립니다

그대 조용한 암살자는 무차별 안하무인

생명을 단축하고 삶을 죽이는 것에만 목적이 있습니다

그대는 의사조차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평등 공정 공평 자유를 외치지만 감염되고 나면 기하급수적으로

전염시킵니다 감염되고 나면 지은 죄 없어도 격리되어

완쾌되지 않으면 죽음 뿐입니다 완쾌되어도

평생 씻을 수 없는 오해와 미움으로 등 돌리게 할 줄 모릅니다

 

 

 

내 양심에 붉은 꽃

 

김 익 택

 

난 아직 몰라요 그대가 싫어 할 줄은

바람이 불어서 동백꽃이 떨어진 줄 알았지요

내 양심이 붉은 줄 몰랐습니다

 

싫다고 부른 것이 봄 바람인 줄 몰랐습니다

시간은 무관심해 달이 떠도 그만 져도 그만

밤 기러기 고향 가는 길 인 줄 몰랐습니다

 

버들이 피는 봄 만 내 가슴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리고 슬픈 붉은 심장에 겨울이 외로울 줄은

긴긴밤 아침만 기다리는 동박새만 앓는 줄 알았습니다

썰물에서 찾은 미학

 

김 익 택

 

 

부드러움과 강함이 부대끼며 공존할 때

비로소 깨닫게 하는 철학이 너에게 있다

아무리 외쳐도 외면하는 소리 소리들

그들이 남기고 간 짧은 흔적과 흔적들은

끈적끈적한 메달림도 없고 애원도 없다

수천 수많은 삶들 중에 관심있는 그 한사람

태양과 달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이 땅의

일부분 현상에서 삶을 찾고 사랑을 찾고

미학을 찾는 그를 위해 억겁세월 반복하고 있다

 

 

 

따따불 리드의 말

 

김 익 택

 

꽃이 피어도 웃지 못하는 세상을

뿌리 없는 나무가 매일 떠들어 댑니다

웃고 싶어도 마음대로 웃을 수 없는 세상을

구린내 나는 오염수가 말합니다

소나무에 사과가 열립니다

대나무에 매화가 핍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지금은 과정입니다

믿어세요 기다리면 보시게 될 것입니다

바다에서 벼가 자라고 하늘에서 고래가 날라 다니는 세상을

우리가 만듭니다

우리 따따불 리드 속에는 거짓말 DNA가 없습니다

믿어보세요 여러분

의심하는 봄

 

김 익 택

 

 

산책하는 봄의 다리에 고통이 따라붙었다

아직 얼지 않는 연지가 사람을 감시했고

몰 오리는 사람 눈치를 살피며 따라다녔다

매실나무가 바람의 속성을 분석하는 사이

상황을 눈치 챈 벗나무가 움츠렸다

키 큰 소나무 김치국물 마시지 말라고

고개를 가 저었다

대나무가 허리를 휘며 배꼽 잡고 웃었다

마스크 평생 쓰고 다녀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럴지도 모르지요

오늘따라 미세 먼지가 안개처럼 많네

두 사람의 말을 엿들은 바람이

마스크의 입김을 훔치며 도망갔다

에취 감기 걸렸나

코로나 감염은 아니겠지요

마스크를 쓰면 코가 간지러워 기침하는 거 당신도 알잖아

감염되면 직장에서도 왕따 된다던데

아내가 한걸음 물러서서 따라오며 말했다

생각의 확장성

 

김 익 택

 

 

먹고 싶는 것

갖고 싶은 것 훤히 뚫어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생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눈으로 봐야 모양을 알고

먹어야 맛을 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찾아야 하고 읽어야 하고

체험을 해야 한다

의미는 공통적이다

제한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마는

제한의 제약을 받는다

한발자국 움직여도 요구하는 돈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것 말고

생각의 확장성은 없을까

생각이 상상을 상상이 공상을

공상이 현실을 자극하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숨은 실력이 없다 한다

 

김 익 택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력이

뇌에게 짜증을 부린다

뇌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없다 한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시각의 정보는 진부한 것뿐이다

정화되지 않아 내보낼 것이 없다 한다

다급하면 가슴에게 물어보라 한다

가슴은 24시간 잠도 안자고 일을 하니

좋은 정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한다

실력이 가슴에게 요청한다

길가에 주은 눈물도 좋고

얼음장 속의 물고기의 동면도 좋으니

정보가 있으면 모두 달라 했다

가슴이 없다 한다

외출이 없으니 숨쉬는 소리 외

아무것도 없다 한다

실력을 발휘하려면

정보와 감정 정신이 하나되어야

그나마 부끄럽지 않는

단어 하나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주인이 하는 행동

네가 잘 알지 않느냐며 되 묻는다

실력이 고개를 숙이며 뇌속으로 침전한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

 

김 익 택

 

나보다 너를 알기 위해

별 빛으로 달려온 인내의 얘기도 들어보고

향수로 달려온 달빛의 슬픔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예고도 없이 수시로 접신한 과객

좌절과 절망은 믿음이 구원해주지 못해

음악의 위로를 받고

언어가 치료해 주지못한 나머지는

시각예술이 격려에 희망을 얻었다

 

내가 나를 용서가 되지 않고

남이 위로까지 하찮을 때

보듬지 못한 아픔은 고독이 소리를 다듬었다

미움이 아픔으로 솎아내어 위로하고

괴로움은 슬픔으로 다독이며 삭혔다

미안해 용서해 주라

김 익 택

 

 

너도 나 같았으면 오늘 같은 날은 없었겠지

관심이 너를 아프게 할 줄 몰랐어

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그것도 몰라, 좀 신경 써라

습관처럼 했던 그 말이 너에겐 상처가 될 줄 몰랐어

우리 사이 그 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편안해서 한 말인데

말속에 무시 말속에 핀잔을 느꼈다면 미안해

배려는 아니더라도 이해도 없었고 관용도 없었다는 말

이제 알겠어

무심코 툭툭 던지는 말

남자들은 다들 그렇게 하거든

우리 아버지도 그랬고 형도 그랬고

친구들도 그랬고 경상도 남자들 다 그래

나쁜 감정이 있어서 하는 말 아닌데

몇십년 버릇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지는 않을꺼야

노력 할께 용서 주라 미안해

나쁜 놈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정말 노력하께

너도 내가 말 실수할 때 속으로 꿍 하지 말고

말을 해 알았지

시간이 사랑까지 잊게 해

김 익 택

 

 

그래

내가 네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우리가 다니던 카페 이름도 바뀌고

세 건물이 흔적을 지웠어

남아 있는 추억이 기억하는 것뿐

사라져서 더 아쉬운 지난날을 돌아보게 해

그래

세월 따라 얼굴이 변하고 취미가 바뀌듯이

사랑도 시대 따라 변하는 거 였어

머물러 있는 건 추억뿐이지

저 건물에 빵집 건너편에 극장 길거리에 먹거리들

너와 나를 위한 행복한 거리였지

그래

시간이 기억을 지우고 사랑까지 잊게 해도

빼앗을 수 없는 건 추억뿐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네가 있어 더 행복했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것 마저 잊을까 추억이 가슴을 아프게 해

 

 

파도가 그린 바오밥나무

김 익 택

 

그래 너는 분명 아프리카에서 왔음이 분명하다

손이 없고 눈이 없어도 마음에 안식처인

바오밥나무를 그려 놓은 걸 보면

네가 여기 닿기까지 반세기는

물고기가 죽고 갈매기가 태어나서 죽는 세월

무엇이 그리워서

가슴에 심어도 잊어버리는 사람 못지않게

두시간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모래위에

바오밥나무를 그려 놓았을까

삶 중 제일 두렵다는

배고픔과 죽음의 공포의 나라 아프리카

아직도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한 지구 반대편에서

천년을 지나도 변치 않은 아프리카 원시 삶을 사는 나라에서

바오밥나무를 그려 놓았을까

마실 물이 없어 오염된 꾸중물로 연명하는 나라

수인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나라

새마을 운동으로 마실 우물을 개발하고

학교를 지어주고 벼 농사 옥수수 방법을 가리켜 주고

태양열과 전등불을 밝혀 책을 읽게 해준 나라

바람도 고맙고 파도도 고맙다고

통통하고 튼튼한 바오밥나무를 그려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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