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은 여기까지
김 익 택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지만
내 빈 가슴을 채울 줄 네가 아닌 이상
이제는 그만
이별 뒤에는 후회는 없어
아름다운 사랑 아닐지라도
아름다운 이별은 될 수 있는 것이지
용서하고 미워하는 것도
사랑할 때 일
지켜야 의무 없는 것이지
우리 사랑은 여기까지
이다음에 우연이 이라도 만나고 싶지 않아
만난다 해도 모르는 척 해줬으면 좋겠어
아니 내가 모르는 척 할거 야
그러니까 너도 그래 줬으면 좋겠어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부탁해
석류의 본질은 직설적이다
김 익 택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으로
입에 쓴맛이 고이고
인상이 찡그려지는 효과가 너만 할까
사랑이 달콤한 것만 있지 않다는 것
과일이 단맛만 있지 않다 것
알려주는 것 너만 할까
탐스럽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모자라
가슴을 활짝 열어 알알이 보여주는
열정적인 어떤 과일이 너만 할까
생각이 직설이라는 것
시각이 직선적이라는 것
너같이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과일이 너만 할까
솔직히 말해 주기 바래
김 익 택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안다면
내 마음이 바뀌기 전 안아 줘
지금 아니면
내가 너를 떠날지 몰라
나는 줄다리기 그런 거 싫어
서로 즐길 시간도 짧은데
상처를 주고받는다 거
바보나 하는 짓이지
나는 사랑은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해
미움도 그리움도 사랑한 후의 일
사랑하기도 전에
치유라는 말 어울리지 않고
상처라는 말 어울리지 않아
일방적인 사랑은 사랑 아니잖아
나는 사랑을 묻어두고 살지 싶지 않아
용서도 한번 후회도 한번이야
나는 우물쭈물 미루는 것은
내가 싫어 해
무슨 말인지 알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솔직히 말해 주기 바래
석류의 저항
김 익 택
너를 단 한번 맛본 사람이라면
일년 십년 백년 지나도
너의 이름 생각만으로
입에 쓴 침이 고이고
눈살이 찡그려 진다
그래도 나 보란 듯 터뜨리는
너의 붉은 속 살은
알알이 보석
몸에 좋은 약은 쓰다는 말
모르느냐는 듯 저항이 아름답다
우리 서로 눈을 바라봐요
김 익택
어설픈 약속하지 말아요
사랑은 존경이전에 믿음이지요
불안하면 그대가 미워지다 내가 미워지잖아요
달콤한 말로 속이지 말아요
남자는 몰라도 여자는 달라요
느낌이 있거던요
거짓말은 한번은 통할지 몰라도
두 번은 속지 않아요
사랑을 속이는 것은 영혼을 파는 것이지요
사랑에 미쳤다 해도
영혼까지 미치지 않으니까요
메달리는 사랑 아니라 소통하는 믿음을 원해요
일방적인 거짓말 일방적인 사랑은
누군가는 피해자 생기거든요
아니 인생이 불쌍한거지요
사랑하다 버리는 쓰레기 같은 사랑은 싫거던요
사랑에 눈 어두워도 거짓말은 하지 말아요
부탁해요 그리고 용서는 진실해야 해요
그것도 한번으로 족해요
용서가 두 번이 되고 세번이 되는 건
습관처럼 쉽거든요
사랑하기 때문에 그 말
위선의 포장으로 감출 수 없어요
그럴수록 더럽고 악취가 나거던요
우리 약속해요
믿음이 존경이 되고 존경이 사랑이 되게
우리 서로 눈을 바라봐요
질투로 익은 석류
김 익 택
보여주고 싶어도 속보일까 봐
잎 뒤에서 숨어 피고
푸른 잎사이 숨어 피어도 도드라지게
피는 너는
쉽게 오해하는 속 좁은 소녀같이
붉은 빛이 애처롭다
피어서 질때까지 알아달라 관심달라
보내는 신호 무시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은
네가 붉은 속을 뒤집어 보인 뒤에 야
쓴맛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