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의 눈물

 

김 익 택

 

아무리 외롭고 슬퍼도

담 밖에 들리지 않게 울어야 했던

먼 옛날 소화의

속타는 가슴 위로인가

매미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가마솥 더위에

내리는 비가

발갛게 달아오른 능소화 꽃잎에

눈물같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애원해도

그 분은 오지 않듯

내리 비가 아무리 시원해도

소화의 가슴까지 시원 했을까

슬픔의 화신 카타르시가 되어

찾아오는 연인들은

소화의 애틋한 마음이

비로 치환된 것 마냥

우산을 쓰고서도 시원하다 한다

뜬금없는 그리움

 

김 익 택

 

 

가슴에 숨어있는 양심은

어두운 밤에 더 솔직한가

불쑥불쑥 떠 오르는

돌아갈 수 없는

옛 어느 한 시절

한 컷 한 컷 그리움을 물씬 품었다

사랑도 그림움도

모두 아쉬움뿐이다

부끄러워 못했던 말 넘쳐나서

그때는 글 쓰는 걸로 모자랐다

아무것도 보이지 어둠속에서

한숨을 가득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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