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늙음과 아픔 그 사이

김익택

 

 

내 얼굴 내가 보고

애달프고 서글픔을 느끼기 전에

그대 얼굴에서 늙고 난 다음

무엇을 어떻게 할 방법도 없이

아쉬움을 느낀다

어디서 무엇을 한다고 늙는 줄도 모르고 살았을까

내 몸이 나도 모르게

온갖 성인병에 노출되어

먹는 것까지 제어하고

별 탈 없던 눈 귀 코와 입이

이제는 돌 봐 달라고

병원문이 내 집처럼 드나들게 한다

생김새는 달라도 아픈 곳은 닮는 것인가

그대 얼굴 보면 보이는 고생의 흔적

굽은 허리 어쭙잖은 걸음걸이

무엇을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말 못 하는 미안함에 마음이 짠하다

 

해바라기와 당신

김익택

 

 

한때 나에게 그대 얼굴은 해바라기

그대 해바라기 앞에 서 있으니

말하지 않는 양심이 얼굴을 붉힌다

미안합니다 그 말 해도 괜찮은데

아무 일도 없는 듯

애써 웃으며 사진을 담아주지만

서러움이 먼저 말문이 막는다


청춘에게

김익택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이 추억이라면

청춘보다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다

꽃이 사랑이었고 열매가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젊은 저들은 알까

 

꽃이 꽃 보고 웃고 향기가 향기를 맡고

수줍어 하는 모습이 얼마나 순수한 것인지

 

믿음이 설레고 사랑이 부끄러워

꽃보다 붉은 얼굴을

시간이 흘러도 그 마음 오래 간직했으면

세월이 변해도 그 믿음 변치 않았으면

 

늙어야 아는 소중한 삶들을

청춘일때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먼 훗날 사진 한 장이 장편 소설보다

더 생생한 감동을 준다는 사실을

백일홍의 위대한 가르침

김익택

 

 

얼굴에 저승 꽃이 도적같이 피고

뼈 속에 곰팡이가 아이같이 자라도

세월은 고마운 선물이라고

싱싱한 꽃을 피우는

저 붉은 여름 꽃은

온몸이 살아있는 교훈이다

 

세상에 어느 누가

배워서 실천하는 삶이 그만할까

 

젊음도 한때 사랑도 한때

 

사람도 몸이 병들면

마음도 따라 온전치 못하고

마음이 병들면

몸이 견디지 못하기 마련인데

너는 내일 죽어도

오늘 피는 꽃은 청춘

 

너를 가르치는 것은 빛과 비바람 뿐

 

평생을 배우고도 모르는 나

너에게 먼저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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