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예의와 신의 그 상위의 개념인가
김익택
사랑한다는 당신의 답을 얻지 못해
눈이 있어도 보이지 않고
길이 있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삶의 목표가 꼭 그대만이 아니고
다른 길이 있을 텐데도
구걸해서 얻지 못함을 알면서도
한 발짝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지켜야 하므로
이기적인 말 이기적인 생각을
나를 위해 해석하는 그 문제의식이
예의와 신의로 판단
그 보다 상위의 개념이 아님에도
그 범주에 당신이 있고 내가 있어
타협을 허용치 않는 것은
사랑은 그 무엇으로 겪을 수 없는
의지가 있는 봅니다


삼복더위와 사진 한 컷
김익택
누가 시비를 걸지 않아도 짜증 나는
온도 35℃ 습도 90% 팔월 정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넓은 그늘을 드리우는
노송 그 아래
보랏빛 맥문동이 일제히 활짝 폈다
땀을 주르르 흘리며 먹는 삼계탕 마냥
이마에 흐르는 땀에 눈이 따가워도
카메라에 눈을 박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저 꽃이 절정일 때 태양의 빛과 꽃의 빛
그리고 찰나를 놓치지 않고
소통해야 하고
렌즈와 내가 완전한 교감을 나누어야 한다
아무리 사전에 점검해도
아이는 울고 국은 끊어 넘치고
몸은 파김치 상황이라면 이해를할까
카메라 메커니즘과 렌즈 교환
풍경이 기다려주지 않을뿐더러
할 시간도 없고 할 형편도
아닌 상황
하지만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진만 보고
그 뒤 악조건을 생각하지 않는다


맥문동꽃이 진 뒤의 위로
김익택
저 신비한 꽃이 지고 나면
반들반들하고 똘망똘망한 작은 씨앗
그 속에 더운 여름 한 줌은
계절마다 말조심하라는
기침 가래에 좋은
따뜻한 차 한 잔의 선물도 있고
그 속에 더운 바람 한 점은
참고 사느라 수고했던 몸
갈증 해소 회복의 선물도 들어 있다
그 속에서 잘 익은 보랏빛 한점은
달콤한 맛과 쌉쌀한 맛은
균형을 잘 이루어야
제대로 된 삶임을 알려주는
의미심장한 의미도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