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삶의 덕목

김 익 택

 

 

 

푸름 속의 이야기를

바람이 비밀 수행을 했다

겨울 나기위한

삶의 이야기를 돌돌 말아서

봄이 올때까지 펴 보지 말라고

두더지도 못 찾는

땅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어둠 밖에 없는 흙속에서

살아도 죽은 듯 산 칠년

면벽수련 7년이 그만 할까

암묵수련 7년이 그만 할까

읽고 외우는 경 없어도

몸소 겪은 삶은 하루하루가

죽음을 넘나는 생존 불굴

그 뒤 다시 찾은 삶 보름은

시를 읊고 노래하는

삶의 덕목

맑음 검소 염치 신의 보은

어느 명예로운 삶이 그만 할까

 

 

 

전하지 못한 말

 

김 익 택

 

 

가슴에 꽃이 피는 것도

가슴에 꽃이 지는 것도

희망과 슬픔이 교차하는 시간

말 못하는 고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소리쳐도 들을 수 없고

울어도 들을 수 없는

가슴의 메아리는

아프다고 버릴 수 없는

비밀스러운 보물

 

아끼고 사랑하는 것도

그대가 모르면

아무 소용없는 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전 할 수 있는

그 방법을 몰라

밤 낮없이 소리를 외치고 있다

 

 

무더위 산책 중에

김 익 택

 

 

숨을 턱턱 막는 살인적인 더위에도

숲 속 길은

산책하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가쁘다

저마다 안고사는 질병

저마다 참고사는 아픔

이기기 위해

한발자국 한발자국 옮기는 발걸음이

더위보다 무거운데

건강했던 젊은 시절 되묻는 듯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같은 땀방울을

마른 땅이 흔적을 지운다

 

Linda Ronstadt/Long Long time

김 익 택

 

 

기다리지 마세요

기다릴 만큼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면

더 기다려도

없어질 미련 아닙니다

사랑을 포기하라는 말 아닙니다

놓아두는 겁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하세요

돌아올 사랑이라면

기다리지 않아도 옵니다

나 같지 않는 믿음 있을 수 있고

나 같지 않는 사랑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슬프겠지만

오랫동안 아프지는 말아야합니다

건강해야 기다릴 수 있고

건강해야 새로운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못내 그리운 것은

추억으로 남아 위로가 되겠지만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하지 않으면

아픔 밖에 남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남는 것은

슬픔을 담고 아픔을 담은

사랑의 노래 뿐이고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위로 받는 것은

극적인 슬픈 노래 뿐입니다

 

 

소통창구

김 익 택

 

 

당신 오늘 하루 어땠나요

기대하지 않는 행운이 있었나요

생각하지 않는 아픔이 있었나요

말 못하는 고통 있었다면

당황하지 말고

나만의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보세요

내가 만든 소통의 창구는

때와 장소 필요 없고 대기 순번 필요 없습니다

그곳에서 하는 사죄와 반성은

부끄러워도 부끄러운 일 아닙니다

신이 아니라면

평생 실수하지 않고 살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현자일지라도

나보다 나를 잘 알지 못합니다

사과의 반성도 내가 나에게 먼저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에게 하는 사과도 진실이 있게 됩니다

그리고 사과와 감사의 말은 시기가 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면

오해를 쌓거나 불편한 관계가 되고 맙니다

내가 나를 용서 못하고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세상의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올바른 믿음이 세상을 바꿉니다

존중해야 내가 존중 받습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그냥 태어나고 죽는 것 하나 없습니다

아무리 보 잘 것 없는 미물 일지라도

 

 

열대야 밤

김 익 택

 

 

모두가 잠든 밤

가로등만

제 발등을 비추고 있네요

낮에 그렇게 울어도

님을 찾지 못했나요

한밤에 줄기차게 울고 있네요

눈감아도 잠은 오지 않고

가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네요

열대야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은

그대 소리에

더욱 잠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네요

 

 

 

가로수 바라본 여름 하루

김 익 택

 

 

누구나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를

푸른 나무가

누가 많이 걸어가나 바라보고 있다

개미와 사람 그리고

집을 잃은 고양이 개들이 지나갔다

부럽다 자유롭다

걸을 수 있으니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이룰 수 없는 꿈을

속 마음을 비웃는 듯

지나가는 바람이 툭 치며 지나 갔다

매미가 없는 젖꼭지를 물고

수액을 빨아먹고

풍뎅이가 허물어져 흘러나오는

하얀 피를 만찬인양 빨아들인다

배고픈 삶에게 양심은

거추장스러운 것이고

남들이 몰락해도

내가 사는 것이 정의인가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 사랑을 하자

프랑카드를 든 그들의 신발에 깔려

수 십 마리 개미가 박제가 되고 가루가 되었다

 

자업자득

김 익 택

 

 

한걸음 옮길 때마다

심장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리를 나무라고

한걸음 옮길 때마다

눈이

땀방울을 훔쳐내며

이마를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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