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들의 꽃과 숙녀

 

김 익 택

 

 

 

붉은 양귀비꽃과

새하얀 안개꽃이

서로 예쁘다고 시기하는

꽃밭속으로

숙녀가 들어갔다

 

붉은 꽃 하양 꽃

이쪽 저쪽으로

미학을 쫓는 숙녀가

자신도 모르게

군계일학이 되었다

 

꽃 구경하려 나그네

저도 모르게

꽃과 숙녀 아름다운 하모니에

이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낯선 숙녀를 담고 있다

 

꽃의 수난

 

김 익 택

 

 

 

꽃이 사람을 불러 갔더니

사람이

꽃을 부르는 것 마냥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제 얼굴 찍기 바쁘다

 

예쁘다 아름답다

감탄사 연발은

제 얼굴 돋보이기 위한

배경의 피조물

 

어떤 사람은 예쁘다고

꽃을 꺾어 손이 들고

어떤 사람은 찍느라

꽃을 부러뜨리고

 

어떤 사람은 저도 몰래

꽃을 밟고 있는 줄도 모르고

온갖 미소와 포즈로

추억 쌓기 바쁘다

 

 

 

 

낙동강과 악양루

 

김 익 택

 

 

 

 

 

악양들을 휘 돌아가는 어귀마다

물고기가 숨을 쉬면 새들이 숨을 쉬고

꽃들이 숨을 쉬면 사람들이 숨을 쉰다

 

적자생존의 질서가 엄연한

그곳에는

나름대로 생존 방식을 터득하 삶들이

공존하며 산다

 

잉어가 숨쉬는 곳에 갈대가 숨을 쉬고

붕어가 물놀이하는 곳에 수양버들이 숨을 쉬고

가물치가 경계하는 곳에 수련이 곱게 핀다

 

그렇게 감돌아 가는 낙동강 언덕 악양루는

제 그림자를 비추며 글을 읽고 시를 읊으며

붉은 낙조를 즐기고 있다

 

 

 

 

악양들의 양귀비와 안개꽃

 

김 익 택

 

 

 

 

나 혼자 한 너와의 약속은

알보고면

순전히 나를 위한 내 욕심인데

 

붉은 양귀비속에

새 하얀 안개꽃의 어울림은

소녀같이 청순함의 롤 모델이라

 

숨 가쁜 사람 날숨 같이

두뇌를 강타하고

기진맥진한 사람 들숨 같이

심장 저격하고도 남아

 

네가 오지 말라 하여도

오지 않으면 그해 1년은

두고두고 마음의 빚으로 남을 것 같다

 

 

 

 

안개꽃의 매력

 

김 익 택

 

 

 

 

 

올망졸망 모여 있는

친구같이 형제같이

귀엽고 다정스런

양귀비 새 하얀 꽃은

지고지순하게

참 곱기도 하다

나만 위한 핀 것 아니고

나만 위한 향기 아닌데

소갈머리 없는 놈같이

내가 왜 설레고 기쁜지

허허 실실

오줄없는 놈 같이 웃고 있다

 

흐르는 마음

 

김 익 택

 

 

 

 

어제도 오늘같이

가만히 있어도 가는 것이

어디 구름뿐일까

 

보이지 않아도

울고 웃는

근심

뇌리 속에 있거늘

 

소리 내어 울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가

어디 바람뿐일까

 

불지 않아도

늘 흔들리는

수심은

늘 가슴 속에 있는데

 

 

그대 한송이 꽃

 

김 익 택

 

 

그대

꽃 비가 떨어지듯

가슴 쓸어 내리는

아이 웃음소리같이

그대

꽃 옆에 서 있어도 꽃이고

맨땅에 서 있어도 꽃이다

그대

보는 사람 마음에

아름다움을 심는 꽃이다

 

그대

만인의 희망

소녀같이 숙녀같이

보는 사람

가슴 가슴에는 피는 꽃이다

 

 

삶의 지혜는

 

김 익 택

 

 

 

 

 

아파야 아픔을 알고

울어야 슬픈 줄 알 듯

삶의 지혜는

경계와 한계

그 너머로 가는 길

 

마르지 않는 샘물같이

내 안의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추위에 떨고 배고파 울고 난 뒤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하나 될 때

새롭게 생성 되는 산실이다

 

삶의 지혜는

어려움에 봉착할때

고민하고 고뇌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소산이다

 

귀해야 아까운 줄 알고

절박해야 귀한 줄 알 듯이

가까이 있으면서 먼 바람같이

삶의 지혜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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