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들의 숙녀
김 익 택
저기 꽃 속에 있는 숙녀
포근한 미소
살포시 내 딛는 걸음걸이
하나하나 배려가 깃든 모습
그대가 꽃 중의 꽃이네
닮아야 한다 배워야 한다
미소부터 걸음걸이까지
절로 우러나오는
조용한 미적 소통이
꽃이 꽃에게 아름다움을
꽃이 꽃에게 사랑을
가슴에 심고도 모자라 설레게 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네
안개가 꽃잎에게
김 익 택
보이지 않아도 포근함을 주는
저 안개가 품고 있는 것은
홀로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움 외
또 다른 그 무엇이 있다면
꼭꼭 숨겨놓은 미학 아닐까
해가 뜨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 짧은 순간
안개가 남겨 놓은 이슬이
꽃잎에 맺히면
누구에게는
마음으로 간직한 수 있는
영롱한 추억의 보석이 되고
누구에게는 시원하고 달콤한
생명의 원천이 되는 것이네
새벽 악양들 풍경
김 익 택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빤히 보여주면 반감하는 이치를
악양들은 아는가
이른 아침 악양들의
양귀비 세레모니는
안개가 쉬이 보여주지 않는다
넓은 들에 관객 몇 사람
배우는 관객이
단 한사람일지라도
혼신으로 연기하듯
서서히 안개 장막이 걷히자
도드라지는 꽃 들은
미소를 머금었고
일찍 입장한 사람들은 엑스트라 마냥
안개 꽃 길 속을 걸어가는 모습
몽중같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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