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서원 방문기

김 익 택

 

 

맑고 깨끗한 그분의 정신일까

조용하고 고요한 그분의 인품일까

함양들 작은 언덕

남계서원에 가을 햇살이 가득하다

 

그분 정신같이

우뚝 서서 반기는 홍살문을 지나

그분의 영혼같이 맞이하는 풍영루가

바람을 대신해

반갑다고 덥석 손잡고 맞이한다

 

천지의 한 마리 벌레와 같다며

자신을 한없이 낮추었던 말씀

새기면 새길수록

느끼면 느낄수록 고개가 숙여진다

 

차근차근 조심조심

서원 내를 둘러보는 동안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평온할까

말못하는 시원한 바람이

그저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남계서원의 경외감

김 익 택

 

 

평생을 공부했던 인간의 도리와 도덕이

이곳 저곳 건물마다

혼이 깃들어서 일까

눈가는 곳마다

시간의 때가 묻어도

존경과 공경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발길 머무는 곳마다

배움이 깊고 넓어

무례의 끝장 같은 내 오지랖이

예의에 어긋날까 조심스럽다

 

 

 

일두선생의 생애

김 익 택

 

 

고름은 결코 살이 될 수 없듯

왕도정치 그릇됨에

옥고와 유배생활에도

굽히지 않았던 선비정신

 

동방의 오현이 그러했듯

일두 선생님 역시

무오사화 죽음으로

꽃으로 피어났고

갑자사화 부관참시로

밤 하늘에 별이 되었다

 

역사가 거짓이 없듯

후세에 복위되어 영의정

실천유학의 선구자로

효성 충성 학문의 표상 되었다

 

 

영풍루를 들어서면

김 익 택

 

 

영풍루에 들어서면 믿음을 닦고

의로써 행동을 반듯하게 하라는

남계서원이 우뚝 서 있고

담 너머 빙 둘러싼 늘 푸른 노송

사당을 지키는 붉은 꽃 백일홍

넒은 마당 오른쪽엔 연당의 하얀 연꽃이

왼쪽엔 하얀 매화가

일두 선생님 미소같이

일년 내내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일두 정여창선생님의 향기

김 익 택

 

 

선생님 돌아 가신지 오백여년

디지털시대 지금도

권력에 눈 어두운 벼슬아치들의

정권싸움의 선전선동 모함 여전하다

 

앞으로 또 얼마나 싸우고

누명을 씌우고 죽여야

평등하고 공정한 시대가 올까

 

남계서원은 침묵하고 있어도

선생님이 지키고자 했던

올곧은 유학실천 정신은

 

매화로 피고 연꽃으로 피고

백일홍 피어서

영풍루를 들어서는 순간

내 가슴에 박하꽃이 핀다

 

죽음으로 살아난 시대정신

김 익 택

 

 

유배지에서 죽음으로 알리고

부관참시로 일깨운 것이 무엇일까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배려하는

그대 시대정신은

햇살속에서

바람속에서

흐르다

사람의 마음에서

양심으로 피고

믿음으로 피는 걸까

 

죽어도 변치 않는 진리처럼

마음을 가다듬게 되는 걸 보면

일두 정여창 선생 삶의 정신 알아보기

김 익 택

 

 

뻔뻔함을 미덕을 만드는 사회를 만들고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기 위해

모함을 뛰어 너머 인두를 살을 지지고

주리를 틀어 없는 답을 받아내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 앞에서

진실과 정의가 얼마나 통할까

 

더구나

나 홀로 죽음 아니라 삼종까지 노예 아니면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면

생각과 상상을 뛰어넘는

살이 떨리고 피가 끊는

공포를 견뎌낸다는 것 아닌가

 

믿기 어려운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는

거짓 아닌 사실

의지를 실험하고 죽음을 실험하는

시대 한 가운데서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일두 선생의 일념은 무엇이었을까

 

학문이 무엇이며 정치가 무엇이며

예가 무엇이며 삶이 무엇이며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골백번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라는

소리 없는 외침이 하늘에 닿았을까

 

오백년 시간이 흘러도

그가 없는 빈 서원에 세계인이 기념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추모하고 공경하는 것을 보면

 

남계서원에서의 느낌 하나

김 익 택

 

 

의와 믿음 학문과 철학 정치와 명예

낮춤의 철학 효와 충

그 분의 세세한 정신 몰라도

 

고요한 수면에 제 얼굴 바라보며 웃는 수련

삼복 더위에 붉게 피는 백일홍

눈보라에 우는 소나무

눈을 머리에 이고 피는 백목련

이것으로 그분의 정신 표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자연에 순응해도 그 피해에는 극복하려는 정신

정치도 마찬가지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한다면

 

 

동방오현 세계문화유산이 되다

김 익 택

 

 

뿌리가 꽃을 생각해도

오해가 되고

꽃이 열매를 생각해도

죄가 되는 시대

 

꿈을 꾸어도 상상을 해도

걱정은 하여도 궁금해하지 말고

입을 꾹 다물어야 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나를 위해

양심을 속일 수 없고

벙어리가 될 수 없었던 사림파 그분들

 

과격하다 많은 염려에도

그들이 추구하려 했던

개혁의 반기가 부른 피

 

백년이 지나고 다시 이식을 하고

또 백년이 지나 명예회복을 하고

또 삼백년이 지난 디지털 시대 지금

세계인의 정신으로 꽃으로 피어나다

 

 

이념 그리고 적

김 익 택

 

 

 

지 애비도 지 스승도

품지도 못하고

하나님도 구제 못할

솎아내야 할 사람

 

등 뒤에서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 짓

경계대상이 되고 나면

 

끼리끼리 아니면

철저히 비밀을 지켜야 하고

지켜야 하는

조직사회의 일원

 

내편이 아니면

부모도

친구도

자식도 아내도 적

 

말 할 곳에

말을 해야 하고

알릴 만한 곳에

알려야 하고

전할 곳에

전해야 하고

들을 곳에

말을 해야 하는

문화의 차이

김 익 택

 

 

글자가 아니어도 너는 아는데 나

는 모른다

말 하지 않아도 너는 아는데

나는 모른다

 

우리말로 노래를 하는데

너는 못 알아듣는다

우리말로 말을 하는데

너는 의미를 모른다

 

너도 나도 같은 나이 한국인

다 같은 음표 다 같은 악기다

단지 너는 서양 음악을 하고

나는 한국 전통 음악을 한다

 

나는 판소리를 좋아하고

너는 클래식을 좋아한다

악기가 다르고 악보가 달라도

너와 나는 한국인

 

먹는 음식 똑 같고

사용하는 언어 똑 같은데도

사랑은 멀다

우리는 사랑할 수 없을까

 

융합하고 용해하면

또 하나의 음악이 탄생할 것 같은데

생각이 멀고 마음이 멀다

그런데 나는 너를 사랑해

 

 

삶은 최선을 좋아하지

김 익 택

 

 

네가 하고싶은 일 10년을 미쳐 봤나

하루도 빠짐없이 생각은 해봤냐고

보이는 것이 있을 것이고

느끼는 것이 있었을 텐데

너도 모르게 발전한 실력은

꾸준한 연속성에서 좌우되지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

불꽃이 되려면

불 쏘시게 있어야 하고 화목이 있어야 해

그 불조절은

삶이 녹고 정신이 녹기까지 과정을 하는 말

먹고 살기위해 꿈을 일시적으로 접었더라도

관심의 연속성을 단하루도 잊으면

서로가 밀어내는

같은 성질 S 극이 되는 것이지

지금 직업은 간이역의라고 생각했다면

그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해

삶은 그 무엇이던 최선을 좋아하지

그 이유 경험은 하나도 버릴 수 없는

삶의 밑천이기 때문이지

남계서원

선 명종7년(1552)에 개암 강익이 문헌공 일두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하여 창건하고 남계서원이라 칭하였으며 명종21년(1566)에 사액서원이 되었다.

중종때의 학자로서 서원 창시자인 주세붕이 중종38년(1543)에 문성공 안향을 위해 창건한 백운동서원(일명 소수서원)이 최초의 서원이고, 그 다음이 남계서원이다.

정유재란때 소실되어 그 후 나촌(九羅)에 세워져 광해군4년(1612)에 옛터인 현재의 자리에 중건하였다.

그 후 숙종3년(1677)에 문간공 동계 정온 선생을 서편에 배향하고 숙종15년(1689)에 개암 강익 선생을 동편에 배향하였다.

또 별사에는 뇌계 유호인과 송탄 정홍서을 배향하였다가 고종5년(1868)에 별사를 훼철하였다.

이 서원에는 유생들을 수도케 한 어정오경등 서적이 장판각에 보관되어 있다. 건물 구성은 제향공간으로 사당, 전사청, 내삼문이 있고 강학공간으로 강당, 동재, 서재, 장판각, 풍영루 등이 있으며, 배치형식은 급한 경사지에 전학후묘(前學後廟)의 일축선 배치를 하고 있다.

양재는 경사지에 배치되어 1칸은 방, 1칸은 누마루형식의 대청으로 하였으며 동재를 양정재, 애련헌, 서재를 보인재, 영매헌이라 하며 전면에 현판이 걸려있다.

동재앞에는 연못이 있고 서재앞에는 묘정비와 맞배지붕의 비각이 배치되어 있다. 강당의 측면에 정면 2칸, 측면 1칸의 판장벽과 판장문으로 된 우진각 지붕의 장판각이 배치되어 있다.

2019년 7월 6일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에서 함양 남계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최종 등재 하였다.

이 서원의 출입구인 풍영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5량구조 팔작지붕 겹처마이고 하부기둥은 8각형의 장대석 석주로 하였고 2층 누마루에 계자난간을 설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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