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떻게 삶을 차별을 해요

김 익 택

 

 

선택은 자유로워도 사랑이 어떻게 삶을 차별을 해요

세상의 모든 것이 차별을 한다 해도

사랑이 삶을 차별하지 말아야 해요

살다 보면 양심이 지키지 못한 잘못도 많지요

제 아무리 미물을 존중하는 자이나교 성자 일지라도

저도 몰래

무심코 걷는 신발 아래 개미가 밟혀 죽고

맛있게 먹는 음식 모두 희생이 있죠

세상에 먹지 않고 사는 삶이 있습니까

세상에 빚지지 않고 사는 삶이 있습니까

태어남은 이미 허락받은 건 아닌지요

그래서 살면서 갚아야 하고 봉사하고 배려해야 하고

희생하야 하고 보듬고 살아야 하는 줄 압니다

저가 잘못 알고 있습니까

그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지 않습니까

살아오는 동안 그녀가 무슨 잘못을 그리 많이 했었나요

내가 알기론 그녀는 벌레 한 마리 못 잡는 걸요

있다면 바보 같은 나를 사랑한 죄 밖에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나라의 법 어기지 않고 사회 질서를 문란하지 않고

집안의 윤리 어기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것이 욕심이라며 할말이 없습니다만

배려도 희생도

그 근본은 돕고 싶다는 욕심의 발로 아닌가요

그녀와 나 꽃피는 20대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좋을 때라고도 하고 꽃이라고 하더군요

보기 좋은 희망은 개살구인가요

우리가 모르는 삶과 삶사이애 인과응보라고 해도

이해가 안되지만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입니까

가난속에 태어나 간난으로 살아온 그녀에게

삶이 죄인가요 사랑이 죄인가요

필로폰 환각 아니면 단 1초도 아파서 살 수 없는

시한부 삶이라뇨

설사 하늘이 불쌍히 여겨 천국으로 데리고 간다 해도

그녀도는 가고 싶지않고 나도 보낼 마음 없습니다

차라리 우리 두 사람 다 데리고 간다면 몰라도

어떻게 사랑이 어떻게 삶을 차별을 해요

어떻게

 

삶의 착각

김 익 택

 

 

별이지는 창가에서 홀로 하는 긴 대화는

차마 하지못한 나만의 비밀 고해성사의 창구

물음은 있어도 대답은 없다

나만 알고 나만 간직한 그 얘기는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다

 

병원에서 만나는 내일 같지 않는 수많은 환자

노인정에서 만나는 내 부모 같은 모습

내 미래라는 사실 믿지 않는 나는

오해의 진실을 어리석음 인정하지 않는다

 

똑똑하지 않으면서 인정하지 않고 사는 것은

나만의 예외이고 나만의 열외

내 미래는 젊은 꿈만 있다는 착각은

바보가 되어야 참되게 사는 삶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왔고 뒤 늦게 깨닫는

진실을 착각하고 산다

아파 봐야 알고 늙어 봐야 아는 삶의 진실은

나만 예외가 아니었음을

 

가을의 경고

김 익 택

 

 

거둬갈 것은 모두 거두어 가려는 것일까

앙상한 가지에 붙은 낙엽을

떨어뜨리려고 후드득 가을비가 내린다

 

거둬 갈 때 가두어 가더라도

쓸쓸하지 않고 슬프지 않는 경고는 없을까

부드러운 챌로 소리처럼

다정한 누님의 설득처럼

떨어진 낙엽에 후드득 가을비가 내린다

 

말을 듣지 않아서 책임과 의무가 있어서

앞뒤 가릴 형편이 아니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내 눈에 비친 가을을 재촉하는 모습

바쁘게 내리는 비가 아프게 보인다

짧은 볕이 그렇고 차가운 바람이 그렇다

 

 

꽃무릇에 내리는 비

김 익 택

 

 

고운 빛 고운 바람 밖에 모를 것 같은

꽃무릇 꽃잎에

가을비가 아프게 내린다

 

때가 되면 어련히 질 까

 

쓰다듬어도 아픈 것이 꽃잎인데

마구 떨어지는 빗방울에

꽃잎은 찢어지고

줄기는 꺾이고 있다

 

내가 아무리 걱정해도 강 건너 불구경

 

자연이 하는 일에

내 위로가 무슨 도움될까 싶어

돌아섰지만 내마음이 편치 않다

 

그녀에게 불행한 일

김 익 택

 

 

가슴에 열정은 식지 않았는데

올 가을에도 구절초 꽃은 하얗게 피네

이름모를 가수가 내 마음을 헤아리는듯

노래를 하고

나를 잊은 그녀는

오늘밤도 남자품에서 자겠지

그런데도 나는 오늘밤도

죄를 지어도 죄를 받지 않는 꿈속에서

그녀를 가슴에 품고 있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상의 세계에서

그녀와 나 하얀 집을 지어

민들레꽃 만발한 언덕에서

하얀 나비 술래잡기를 하고 있네

신나서 깨어나면 어두운 밤

촉촉하게 젖은 눈물에 얼굴이 따가워

돌아누워 눈물을 삼키네

이러면 안되는데

이런 짓 그만 하고 싶은데

재발 그만 잊고 싶은데

이런 내가 싫어

유튜버 음악 터치를 했네

흘러나오는 노래

Martina Mcbrie/A broken wing

외로울 때 더 외로운 음악이 위로가 된다고

부러진 날개로 날 수 없다고

그녀 쉰 목소리가 대신 울어주고 있다

슬픈 노래가

속삭이는 사랑 노래처럼 들리는 건 뭘까

밤 깊은 줄도 모르고

 

꽃무릇 너는

김 익 택

 

 

연초록 연약한 외줄기 꽃대

활짝 핀 너는

 

천상

아름다운 서양 여인의 속눈섶

 

네가 만약

그 옛날에 경북궁을 걸었다면

 

수많은 고관대작들

반응이 궁금하다

여름을 품은 가을

김 익 택

 

 

자고 먹고 먹고 자는 사이

하루가 다르게 성큼성큼 자라는 아이처럼

저 과수원의 탐스러운 사과

지난 여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탐스럽게도 잘 읽었다

 

아픔이라는 게 시간과 반비례하는 것 같이

시간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픔도 아름다움으로 숙성하는 마법이 있는 걸까

잊지 못하는 아픔까지 보듬는 걸 보면

 

그래서 가을은 지난여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인내와 죽음을 실험하는 태풍도 품고 가뭄도 품고

더위도 품어

희망을 알을 낳게 하고 사랑의 열매를 맺었다

꽃무릇의 그 강렬한 느낌

김 익 택

 

 

사찰 주위에 만개한

그 꽃은

물 반 고기 반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키에 같은 색

예뻐서 놀라운 것 아니고

많아서 압도적인 것 아니었다

시각의 착각인지

정신적인 착란인지

강렬한 붉은 빛

아름답지만 선뜩 다가갈 수 없고

좋은데 사랑할 수 없다

뭐 라 표현할 수 없는

불안전한

이 정신적인 소동은

호감을 가진만큼

분출하지 못한 억압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도심 꽃무릇의 질문

김익택

 

 

코비드19 팬데믹이 끝이 나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소음공해로 찌든 도심 가로수 그 아래

 

나 보란 듯 활짝 핀 꽃무릇

 

종족을 유지하기위해

향기를 퍼뜨리는

너도 대단하지만

빌딩 틈을 지나 큰 도로를 가로질러

찾아온 벌 나비도 너도 대단하다

 

너를 반기는 것은

온종일 차량소음과

타이어 가루 쏟아내는 검은 아스팔트

 

그래도 살만 한 도시 아니냐 되묻는 듯

 

삶이 희망이며 사랑이다

그것 몰랐느냐

활짝 웃으며 반기는 모습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너를 보고 또 웃는다

꽃무릇의 사랑 사랑진심

김 익 택

 

 

너의 아팠던 사랑이

이 땅의 젊은 이들

새로운

사랑의 길잡이가 되었네

너의 바알간 얼굴이

이 땅의 젊은 이들

사랑의 증표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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