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 야간출사

김 익 택

 

 

고독도 만날 수 있고 산수화도 만날 수 있는 곳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한가위 보름달을 벗 삼아 산을 오른다

지옥 가는 길 같이

가파른 계단 100미터

일석삼조의 풍경이 호흡을 재촉한다

 

용기를 허락하지 않는 늙은 나이

 

계단을 올라서자 마자

전망대에 큰 대자로 누워

보름달을 바라본다

어지러운 머리 혼미한 정신

입에 단내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옥정호 그릇에 가득한 하얀 안개가 꿈속만 같았다

 

 

글 그 숭고함을 위해

김 익 택

 

 

무식한 노력보다

이해가 도를 넘어

관용이 필요치 않는

바람을 쓸어 담는

기교 없는 기교

 

멋없는 멋

그 한 문장 찾기 위해

내가 나를 뒤집는

혁신은 하고 있었던가

 

시간의 흐름을 주워담는

깨알 같은 지식으로

깨닫는 지혜

삶의 졸업장 받기 전

세상에 내 놓을 수 있을까

 

 

 

내가 담는 사진한장 희망

 

 

 

너에게는 미학을

또 너에게는 희망과 사랑을

그리고 또 너에게는 미학의 도전을

 

즐거움으로 고마움으로

시각이 전하는 마음의 정화를

 

내가 담는 사진 한 장

산수화를 만나고

풍경화를 만날 수 있는

일석삼조 풍경이 되었으면

 

 

 

도공 불변 그리고 이질감

김 익 택

 

 

어머니는 내가 할마니가 되어도 어머니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너

주물러서 너를 만들 수 있다면

태워서 너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늘의 얘기를 듣는 일

오늘도 내 서러운 가슴에는 샛별이 지고

찬바람이 분다

빛나는 옥을 가질 수 있음을 믿으면서

불안 맘이 저울질한다

의아함 속의 기적을

노력하므로 나에게도 꼭 일어날 수 있음을

 

 

 

 

 

 

춤추는 운해

김 익 택

 

 

많은 생각나기도 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마주하는 저 풍경이 와 하는

감탄사 뒤에 머무는

표현하지 언어들이 나를 꾸짖는다

 

언제 다시 이런 풍경 만날 수 있을까

 

체력은 제쳐 두더라도

시간이 있어도 환경이 되지 않아 오를 수 없고

환경이 되어도 날씨가 고르지 않아

포기해야 하는 산행

꿈에 만날 수 없는 운해를 볼 수 있다니

 

저 산 머리를 휘감는 구름 자락은

어느 천사 휘날리는 치마자락인가 싶기도 하고

저 넒은 대지에 출렁이는 하얀 운해는

어느 선녀들의 군무인가 싶기도 하다

 

눈이 받이 들여도 가슴이 소화하지 못한

내 가슴이 도둑 심장처럼 벌떡거린다

 

태양과 바람의 정의

김 익 택

 

 

네가 웃고 있는 완전범죄를

태양이 감시하고 바람이 그물인 것을

모르는 너

 

네가 하는 불법행위

양심은 속일 수 있을 지라도

개 버릇 남 못 주는 습관으로

언젠가는

네가 너를 고발하는

자살골을 넣는다

 

사랑과 믿음으로 살아도 부족한 삶

네가 몰라줘도

태양이 웃고 바람이 웃는다

 

 

 

결실 그 뒤의 농심

김 익 택

 

 

늦더위가 하루 볕이 귀중하다고 과일에게 재촉했다

 

바람이 시원한 것도 이슬이 차가운 것도

귀가 있다면 매미소리를 알아야 하고

눈이 있다면 맑은 하늘의 속뜻을 알아야한다고

하루 볕이 따가운 것은 태양의 막바지 지원을 했다

 

하루 바람이 시원한 것은 남은 시간 단 몇 초도

시작의 희망과 끝의 결실이 다르지 않음은

지난 봄부터 지금까지

농부는 태풍과 장마 그리고 가뭄에 똥줄이 타도록

고생했음은

 

네가 네 몸이 아닌 농심을 알아야 한다고

 

 
 
 

삶에 대한 회고

김 익 택

 

 

길은 맞으나 제갈길이 아닌 길을 가는 매미 성충을

나무에 올려 두었다

꼭 살았으면 하는 맘 간절하지만

살고 죽은 건 나도 모른다

잘못된다면 오늘을 위한 땅속이 칠년이

너무 억울 하지 않는 가

 

땅속 칠년같은 삶 1년을 나는 극진한 사랑아래 살았고

또 칠년의 보호받고 살았다

그리고도 6년 3년 3년 3년 청춘을

독립을 위한 교육과 나를 의무를 수행했다

그동안 삶의 목적을 위해 노력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당장 먹고 살기에 급급했다

 

문득 돌아보니 지난 과거는 있었지만 꿈 같고

늙고 쇠약한 노구가 되어있다

지금까지 산 것 만으로 축복이고 행운이라면 할말은 없다

실제로 죽음의 고비를 몇 번을 맞이했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꿈은 있고 아쉬움도 있다

내일 죽어도 줄기차게 울어 대는 남모르는 외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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