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약속

김익택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함부로 약속 하지 말아요

천재지변일지라도

약속은 약속이지요

그대 안 오면

불길한 생각은

히드라 머리가 되어

내 정신에 먼지가 쌓이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몰라서 하는 오해는

내 감정을 믿기 마련이죠

그대를 믿고

내 자신을 믿은 초라함은

오지 못한 사정을 보다

슬픔이 먼저이죠

지키지 못한 약속은

그대를 미움하나

가슴에 새길 뿐입니다

 

가야금이 심장에 피 돌기 하기까지

김익택

 

 

손끝에 감정이

뇌를 울리는

빛이 되고 바람이 되고

자연이 되기까지

그녀의 손가락에

몇 번의 피가 맺히고

지문이 닳기를

몇 번 했을까

듣는 이 심장에

꽃을 피게 하고

향기를 피우기까지

연습은

얼마나 지루했으며

얼마나 아팠으며

얼마나 울었을까

소리가 삶을 붙들고

마음을 정화 하기까지

믿음과 의심을 몇 번을 했을까

 

 

매화 너를 보면

김익택

 

 

내가 보지 못한

나의 뒷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부끄럽지 않는

뒤통수가 되었으면

 

 

비평 그 앞에서

김익택

 

 

내감정에 충실했을 뿐인데

개성 아니라

진부함으로 보였다면

나의 의도를 알았던 몰랐던

그것 또한 내 잘 못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표현의 미숙으로 느껴졌다면

그것 또한 내 잘 못

인정하지만

어떻게 시작하고

끝맺음을 해야 할지

그 방법을

다시 공부 하려니

막막함이

어깃장도 없지 않지만

내가 재능이 있는지

노력이 부족한 것인지

내 능력을 의심하게 되

 

허무가 깨달은 진심

김익택

 

 

내가 잘못 안 것은 기회와 위기가

자웅공동체임을 알기 전

털려버린 시간이 공중 분해되고

빈손에 말아 쥔 공기가

사랑이 배고픔까지

위로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집 나간 행운을 찾아오는 일은

낮잠 속에 달콤한 꿈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있는 것과 없는 것 차이를

극복하는 일은 꿈과 현실차이

웃음으로 매울 수 없었다

 

 

성장의 존재 가치

김익택

 

 

오늘은 짧은 하루가 되었으면

두려운 출근길을

고개 숙이고 살 필요 없다고

꽃향기가 용기를 퍼 나른다

산다는 것이

불안전한 모험이라는 걸 알지만

하는 일이 힘들어

온몸이 피곤해도

즐길 수 있어도

사람이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가슴에 품은 칼을

도마질을 하는 일

참을 수는 있어도

즐길 수 없는 고통은

하루의 삶을 삭혀

발효하는 과정이라고

스스로 위로해도

하늘을 바라보며

타협하지 않으면

성장이라는 말은

존재가치가 없어

자그시 입술을 깨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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