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다대포 해변의 저녁노을

김 익 택

 

 

해변을 온통 붉은 빛

비단을 펼쳐 놓은 듯

황금을 뿌려 놓은 듯

하늘도 바다도 사람도

붉게 물들었다

 

그 속을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머니 뱃속에서 노는

아이 마냥 하나같이

평화롭고 천진난만하다

여름 다대포 해변의 저녁노을 1

김 익 택

 

 

몽유병 환자인듯

술에 취한 듯

지난 해를 바라보며

일제히 노을 밟으며

걸어가는 사람들

목적이 무엇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그곳을 왜 가는 것인지

누가 묻지 않고

궁금한 사람도 없다

물한모금 마시고

하늘을 쳐다보는 닭 마냥

발을 휘감는 파도 한번 쳐다보고

노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여름 다대포 해변의 저녁노을 2

김 익 택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무장해제하고 받아드리는

평화같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노을 밟고

걸어가는 사람들

적어도 오늘 저녁만큼은

붉은 노을처럼

한마음이 된 것 같다

 

여름 다대포 해변의 저녁노을 3

김 익 택

 

 

미학의 공통점은

공유공감일까

아이 어른

남녀 구분없이

다대포 노을을 보고

똑 같이

아름답다며 감탄을 한다

여름 다대포 해변의 저녁노을 4

김 익 택

 

 

바다가 가슴을 내 놓은

다대포 해변에

태양이

조용이 저녁 일기를 쓴다

사람들이여

오늘 하루 피로

여기 모두 내려놓고

추억만 가지고 가라고

숙녀 석양속으로 사라지다

김 익 택

 

 

꿈길에서 만났던가요

깨어나고 싶지 않았죠

해 뜨는 아침 붉은 빛에 물들은 모습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죠

붉은 빛은 그대를 비추는데

내 가슴이 뜨거웠지요

순간 나의 팔다리의

시침과 분침은 멈추었고

온 몸은 긴 그림자를 망부석이 되었지요

나는 바라보는 나는 황홀했지만

그대 눈에 나는 보이지 않는가

단 한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요

오히려 편했습니다

내 뇌가 멈추고

내 심장이 까맣게 탈때까지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었니까요

 

파도의 꿈

김 익 택

 

 

삶은 모름지기 움직여야 산다고

저 바다의 파도 외침은

지구 탄생이래 변함이 없다

관심없이 사는 그들의 가슴이

수면 중에도

호흡을 하고 심장은 뛰듯이

저 바다 속 삶들은

죽어도 그냥 죽는 법이 없다

다른 삶에게 먹이가 되고 용해가 된다

움직이는 동안

제 품속에 사는 삶들에게

활력이 되고 생명활동이 됨을 안다

파도는 삶의 제공이

영원히 사는 법이라는 것을 안다

 

사랑보다 위대한 것이 그리움이었음을

김 익 택

 

 

사랑으로 채워 줄 수 없는 그리움이

너에게 있었지

비밀 아닌데 숨기고 싶은

반짝반짝 빛나는 이슬같은 해맑음과

입 속을 감도는 꽃등심같은 달콤함이

너에게 있었지

가슴을 환하게도 하고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보고 또 보고 싶은 영화같이

새겨 들어도 모자라서

듣고 또 듣고 싶은 노래같이

예절 필요없이

감정이 북 받혀 눈물이 흘렸지

앓아서 기쁘고 아파하면서도 즐기는

이 이율배반의 극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통제를 벗어난 반응을 했지

가슴 깊은 곳 어디

남 모르게 숨어 있는 안테나는

밤낮 가리 않고

오직 너를 향해 켜져 있었지

사랑보다 위대한 것이

그리움이었음을 모르는 채

 

오늘 하루 나는

김 익 택

 

 

오늘도 나는 또 해 저무는

서산 바라보고 있습니다

생각도 의지도 무더위에 묻어두고

무엇을 했는가 기억도 없습니다

두발은 걸으라고 있고

머리는 생각하고 있는 것인데

서 있는 것조차 힘이 들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도

꽃은 피고 매미는 우는데

나는 의지를 잃고 있습니다

위로가 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건

가수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는 노래

그도 세상의 삶이 힘드는지

고요속에 피로가 묻어 있네요

희망과 용기를 바라는 건

그도 나와 같은가 봅니다

반복해서 듣는 건

음색에 평화가 깃든 맑은 아름다움

내가 깨달은 것은

천사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 선율에 실은

그대 곱고 맑은

노래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붉음이 짙어 어두워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천사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대와 헤어지면서

김 익 택

 

 

보여서 아름다운 낮의 일들이

붉은 노을이 검은 어둠에 묻혀가고 있네요

어둠이 표정을 자유롭게 하지만

집으로 돌아 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웃어도 보이지 않는 그대 미소는 발걸음으로 알고

입 다물어도 들리는 숨소리가 아쉬움은 더 하네요

밤에 피는 꽃향기가 아름다운 것은

배려와 나눔이 이해를 넘나들기 때문이고

믿음이 소통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대가 잡은 따뜻한 손에 흐르는 감정은

직류가 아니라 교류임을 알면서도

말과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은

분명 사랑이라는 걸 알지만

서툰 행동 서툰 말이 오해를 살 까

묻을 말이 생각나지 않아 주저하게 되네요

함께 걸어가는 동안

그대 시선의 의미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단 1초도 멈추지 않는 그대 향한 진실을

어찌 할 줄을 몰라하는 사이

도착한 그대 집 앞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말 할 수 있을까

압박과 두려움이 어둠보다 캄캄하네요

집으로 돌아온 뒤

잠 못 이루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싫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싶네요

다음에 또 만나

그래 들어가

편하게 말을 했지만

그대 말이 벼랑에 떨어지는 듯 철렁 내려 앉아

돌아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네요

그대가 방에 불이 켜질 때까지 바라보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싫었지만

그대도 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없이 당신이 좋습니다

김 익 택

 

 

난 당신에게 바라는 것 많지만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이유없이 당신이 좋습니다

당신의 미소는 아름답고 당신의 언어는 향기롭습니다

매일매일 보고싶고 그립고 애가타지요

당신은 나를 몰라도 나는 당신을 잘 압니다

어디서 태어났으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당신의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관심사이며

새로운 소식이지요

생각은 자유롭지만 만남은 꿈이지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열광 팬이라고도 하지요

나에게 당신은 학교 시험보다 우선이고

삶보다 우선이지요

TV에서 YOU TUBE에서 당신을 볼 때면

고함을 질려야 속 시원하고

이름을 불러야 스트레스가 풀리지요

당신의 얘기는 하루 종일 해도 모자라고

해도해도 끝이 없지요

누가 시킨 것 아니고 누가 부탁한 것 아니지만

당신이 웃으면 웃고 당신이 울면 울지요

당신의 모든 것은 나의 모든 것

당신은 삶의 전부지요

아낌없이 거리낌없이

 

 

'일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대포 여름바다  (1) 2023.09.07
다대포 노을의 미학  (0) 2023.08.18
다대포 석양  (1) 2022.09.13
다대포 저녁노을  (0) 2022.09.08
바다와 청춘  (0) 2022.09.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