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삶의 지혜
김 익 택
첩첩 산골처럼
졸졸 흐르는 냇물이 있던가
우거진 숲이 있었던가
있다면 고층 시멘트 아파트와
질주하는 차량이 내뿜는
검은 도로 옆 가로수와 공원
엄밀히 따지면
그 곳에도 사람들을 위한공간이다
그런데 그들이 사람처럼
산골을 떠나 도시에 산다
그들에게 사람은
천적의 경비병인가
아파트 입구 화단에 집단으로 산다
생존본능이란 말은 들었어도
생존대처본능력이란 말 들어본 적 없다
그 사실 그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무관심이 평화가 되고
행복한 삶이 된다는 사실을
마음이 전하는 글
김 익 택
두뇌가 리듬을 타고 연주를 하고
가슴이 음율에 맞춰 춤을 추는
한곡의 노래 같은 시
한편의 춤사위 같은 시
읽어서 감동받고 읽게 되어 고맙다고
저자 그에게 인사하고 싶은 글
만나는 사람 그 누구든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은
일생일대의 한편의 시를
의심없이 꿈꾸는 건
영원한 욕심이며 만용일까
삶의 목적 글의 목적을 관여치 않고
창작시를 쓴다는 건
그것 또한 위장이며 가식이라
나는 오늘도
마음이 전하는 반성의 글을 쓴다
매미의 수행비밀
김 익 택
삼복 땡 볕에도 굴하지 않고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살면
목적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행복은
어려운 환경속에 숨어 있다고
매미가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땅속 칠년 굼벵이로 수행하면서
터득한 비밀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귀가 아프게 알리고 있다
가슴의 죄
김 익택
너를 만나면 내 모든 마음 전하려 했는데
어두운 밤 돌아오는 길에 별을 보고 말을 했네
사랑한다는 말 못한얘기
발길에 체이는 돌맹이가 나무라는 듯
발끝이 아팠고
괜히 서러워서 눈물이 났어
너의 미소와 맑은 목소리
가슴에 그려지는 만큼 큰 슬픔은
넘어야 할 벽이 아득했어
다음에 이다음을 약속했지
사랑은 진실을 믿음은 사랑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내가 나를 위해 체면을 걸었지
훌쩍거림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지
좋아한다는 말 부끄럽지 않고
사랑한다는 죄 아니라고
진실을 말한 것이고 믿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죄라면 너를 보게 한 내 눈의 죄
내가 나를 어쩔 수 없게 한 내 가슴의 죄라고
천둥 번개의 충고
김 익 택
한손에 물을 들고 한 손에 바람을 들고
발길에 닿는 대로 걷어 차고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버린다
호언장담하던 음흉하고 못된 거짓은
어디 숨었는가
거짓을 진실이라 외치고
범죄를 정의이라고
위장평화를 부르짖던 사람들아
숨지 말고 당당하게 밖을 나와 말을 하라
거짓말도 자주 하면 부끄럽지 않고
시기치는 것도 습관화되면
정의처럼 생각하는 뻔뻔한 사람들아
겁이 나서 입 다물고 더러워서 상대하지 않는
그들을 대신해 하늘의 소리로
국민을 대변하는
자연의 소리가 가슴을 떨게 하고
진리의 눈빛이 두렵지 않느냐
사랑과 정의가 당당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며 뉘우치는 것
용의 꼬리를 잡은 듯 호랑이 등에 올라탄 듯
기세 등등한 거짓과 자만심에 가득 찬 그들을 향해
눈에 불을 켜고 하늘과 땅 네게
분노의 소리로 대지를 호령하고 있다
칠월 밤의 매미의 반란
김 익 택
비 오는 칠월 중순 어두운 밤
모두들 잠들은 도시 아파트
에어컨이 팬이 열기를 뿜어 대는
베란다 밑 화단
촉촉하게 젖은 땅을
일제히 뚫고 올라오는
매미 유충들로
아파트 화단은 소리없이 바쁘다
조그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죽음밖에 없는 아스팔트
본능적으로 나무를 찾는
느린 행동이 필사적이다
자리를 잡으면 등이 갈라지고
갈라진 등을 뚫고 날개에 피 돌기 하기까지
탄생의 삶 30여분
침묵속의 우화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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