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건강 해야 해

김 익 택

​

휘어진 다리 굽은 허리

걸음걸이가 어설퍼도

웃음은 잃지 않는 소녀들

사랑하는 영감 사랑하는 아들딸들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수줍고 부끄러운 얘기도

옛 친구를 만나면 행복 바이러스

그랬나 그랬지 해도해도 모자라는

내가 모르는 너의 얘기

너가 아는 나의 모르는 얘기는

오래된 오크 통의 익은 포도주

삶의 엔도르핀이 되어

관절염도 잊을 만큼 발걸음이 가볍다

해맑은 웃음 뒤 헤어질때 인사는

사랑해 아니라

우리 또 언제 만날까

그때까지

숙아 희야 옥아 순아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해

​

추억 나누기

김 익 택

​

언제 무릎이 아팠던가

언제 숨이 가팔랐던가

노을 지는 언덕을

걸어가는 그대 모습들이

비틀즈 자켓 사진 못지않게 당당하다

못 살아서 굶고

딸이어서 일만 했던

그때 그 시절 원망과 한을

공부와 일로 소원 풀어

지금은 너도 나도

잘 먹고 잘사는 부자

너 없이 즐거울 수 없고

나 없이 나눌 수 없는

50년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잊고 있던 이름

숙아 희야 옥아 순아 부르며

깔깔대며 웃는 메아리가

아이소리 보다 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