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를 부르게 하는 화포천

김 익 택

 

 

산마루에 붉은 해가

화포천 물안개를 비추고

하늘을 덮은 기러기때가

숲을 깨우고 날아가면

내 가슴에 잠든 애국심

애국가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봄의 화신은

김 익 택

 

 

아무리 눈보라가 몰아쳐도

피고 나면

옷깃 하나

여밀 수 없는 너는

도움 조차 아파해

손으로 보듬을 수 없다

눈으로 그냥

지켜보는 것 밖에

벚꽃의 삶의 치유

김 익 택

 

 

봄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꽃이 그렇게 만들었는 지

모르지만

 

벚꽃 아래로 걸어가는 사람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미소뿐이다

 

여울목같이 좁은 꽃 길엔

예의와 배려 존중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 흐르듯 지나갔다

 

모르긴 해도

천국의 모습이 이런 풍경 아닐까

오랜만에

내 뇌리와 마음이 치료가 되었다

 

 

4월의 삶과 죽음의 진실

김 익 택

 

 

녹음이 부르는 노래는 사랑 뿐인가요

연초록이 짙어 질수록 땅과 나무 껍질이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렸던 곤충들은

비가 내리자 나무를 타고 올라가 알을 낳고

 

처마 밑에 제비는 새집을 짖느라 분주하고

참나무 가지에 둥지를 튼 꾀꼬리는

숲 속을 찌렁찌렁 울리고 있습니다

 

4월에 꽃과 새싹이 돋는 것은

태어나는 것이 죽는 것이고 죽는 것이 태어나는

그들에게 양식

4월은 찬란한 만큼 슬픔도 많은

삶과 죽음이 밤 낮 따로 없습니다

 

 

저 벚꽃이 피고 질 때

 

김 익 택

 

저 벚꽃

일제히 한꺼번에 피는 것도 화려하지만

순식간에 화르르 지는 것도 환상적이다

 

우리의 삶도 축하와 축복속의 탄생처럼

죽음도 그와 같이 슬픔가운데 아름다웠으면

 

저 벚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나

문득 아름다움이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음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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