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게
김 익 택
안테나 곧추 세우고
경계하는 게
미지의 땅 탐험하는 자동차 마냥
모래 해변을 탐험한다
두발로 걸어오는 상상 밖의 괴물들
마구 잡으려 하자
모래속을 숨지만
그 행동은 내 잡아라는 행동
금방 두발달린 괴물에게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는 장남감이 되고 만다
천운으로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해도
반쯤 망가진 몸과 공포와 트라우마로
산다는 것은 다른 천적에게 쉬운 먹잇감
파도는
힘없는 그를
또 다른 거대한 거품을 입에 문 괴물
흔적없이 휩쓸고 간다
이 가을의 고마움
김 익 택
저 게 옆으로 간다고
비웃을 일 아니지
저 게가 두발로 걷은 나를 보고
비 웃을 수도 있지 않은가
교훈은 스치는 바람도 가르쳐주고
내리는 비도 삶과 생명을 주듯이
이 가을 감사해야 할 일은
절로 고개 숙이는 열매들
하늘과 대지 그리고 태양
책과 스승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