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 속에는

김 익 택

 

 

작곡자도 없고 가사도 없다

그런데도

구경하고 있으면 흥겹고

듣고 있으면 신난다

소리치며 리드하는 패기 있는

삼촌같은 괭꽈리

싫은 소리도 포용하는

어머니 같은 징

이곳저곳 설쳐 되는

시누이 같은 장고

의젓하고 듬직하고 늠름한

아버지 같은 북

척척들어 맞는 질서같이

음계가 없어도

찰떡같이 착착 맞아가는 장단

사랑도 의리도 녹아 있고

협동 협의도 녹아 있다

용기 해학 슬픔 희망은

수용하고 용해한다

거짓없고 가식 없는 아름다움까지

 

풍물놀이

김 익 택

 

 

눈이 즐거운가 어깨가 즐거운가

가슴이 뛰는가

정신차리라는 듯

삶 깨우는 소리 앞서 나가면

뒤 따라가는 멍 때리는 소리

그 뒤로 노력을 다그치는 소리

삶과 사랑이 무엇인지

가슴 울리는 소리

법고와 상모꾼이

세상사 돌고 도는 것이라고

12자 상모를 돌리면

사람들이 돌고 지구가 돈다

인생사 다양한 소리

꽹과리 징 장고 북 법구가

삶을 울리고 세상을 울리며 돌면

어깨가 들썩거리는 구경꾼들

너도나도 뛰어나가 춤을 춘다

소리가 돌고 사람이 돌고 세상이 돈다

 

 

 

바람의 진실

김 익 택

 

 

내 머리에 있는 속성 걷어내고 나면

남는 건 진실일까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밝아지는 건

소리에도 빛이 있다는 것일까

가만 있어도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를

가려서 듣는 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같이 어려운 일

듣기 싫은 소리속에 진실과 거짓

듣기 좋은 소리속에 거짓과 진실

말의 만연한 시대 진실과 진리의 말은

부처와 그리스도만의 몫일까

식자와 정치인은

권력이 도구가 되어서 안되는 것이고

목사와 스님은

명예가 도구가 되어서 안되는 것인데

부의 권력의 만연의 시대에

서민은 무엇이 희망이며 미래일까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태양은 뜨고 지는데

마음에서 부는 삶의 진실을

그 어디 둘 곳이 없다

 

믿음의 차이

 

김 익 택

 

네가 하는 기도 바람이 듣는다

귀신이 씨 나락 까먹는 소리일까

네가 하는 욕 벽이 듣고 있다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일까

내 마음이 일으키는 씨앗이 먼 훗날

소금이 될 수도 있고

맹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

내 마음의 진실은 믿음의 변수라는 것

부처님도 말과 그리스도의 말도

의심해야 하는 사회

믿으면 진실이 되고

믿지 않으면 거짓이 되는 것인데

개가 달 보고 짓는 소리

울음도 웃음도 같은 소리

알아보려고 하고 이해하려고 한다면

관심이 있는 만큼 아는 만큼

그 차이가 다르다는 것이지

 

취향 저격

김 익 택

 

 

얼굴 구분 못하는 쌍둥이는

있을지 몰라도

얼굴 닮지 않고 성별 다른 너

 

어찌 내마음을

속속들이 알아줄까

 

전생의 나 일지라도

똑 같을 수는 없는 일

 

떨어져 있어도 내 마음 같은 너

오늘도 난 너를 곁애 두고도

별 보고 안부를 묻고 안녕을 말한다

 

 

심심한 시간

 

김 익 택

오늘 하루도

길가던 사람이 내게 길을 묻던

내가 그 누구에게 도움을 받던

돌아서면 얼굴도 잊고

고마움도 잊을지라도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시하는

친절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봄날 하루는

맑아도 좋고 비가 와도 좋은데

오늘 하루는

반갑지 않는 어색한 만남같이

온 세상이 뿌옇다

 

무한이 펼쳐지는 풍경

상상너머 그리움이

미국을 가고 유럽을 다녀오는 동안

내 안락한 의자가

그만 일어나라고 엉덩이가 배긴다

지식인지 정보인지 광고인지

애매한 유투버

구독 요구하는 모습 앙증맞다

 

 

에밀레 아리랑

김 익 택

 

 

에밀레 에밀레 울지마라 아가야

네가 울면 엄마가 울고

비가 울고 바람이 운다

 

아리랑 아리랑 울지마라 엄마야

네가 울면 바다가 울고

땅이 울면 하늘이 운다

 

천년을 울어도 모자라는

에밀레 에밀레

천년을 불러도 모자라는

아리랑 아리랑

 

쓰리쓰리 맺힌 한은

울어서 달래야 하고

아리아리 맺힌 원은

불러서 달래야 하네

 

에밀레 에밀레

보고싶은 우리 엄마

아리랑 아리랑

사랑하는 우리 아기

 

원망도 슬픔도 이제는 그만

네가 웃으면 어미도 웃고

어미가 웃으면 하늘이 웃는다

에밀레 에밀레 아리랑 아리랑

 

꿈과 이상의 차이

 

김 익 택

 

 

기다리던 차를 타고 달렸어

지구를 끝을 향해 달리듯 너에게로 달려갔어

이름모를 시골 가게에서

5백원 커피믹스도 맛있겠지

억수같이 쏟아지는 소나기가 유리창에 흐려지는 것도

명화로 보일거야

덜커덩거릴 때마다 엉덩이에 느껴지는 쿠션

어딘가 새어 나온 가솔린 냄새

너의 웃음소리 너의 맑은 미소

첫차 첫 손님은 너였으면 해

장미꽃에서 치자 향기가 차안에 가득하겠지

길 없는 사막을 달려도 즐거울 거야

한 번 떨어지고 두 번 떨어지고

열 번째 마침내 취득한 운전면허

새로 산 차

일어나니 링거병이 나를 보고 있었어

너에게로 달려갔는데

너는 어디 있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 차는 어떻게 된 거야 내 차’

정신차려 이놈아 차는 무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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