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춤을 보며 1
김 익 택
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 살던 생활
불과 반세기 전
전설 같은 1950.70년대
지게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평생 동반자
그림자였고 친구였지요
해도해도 끝도 없는 농사일은
일개미같이 일 하지 않으면
밥 빌어먹거나 죽음 뿐
먹고 살려면 너도 나도 지게지고
논밭으로 나가
동트면 일어나 땅거미 질때까지
일을 해야 했지요
그 시대를 전설 같이 생각하는
디지털시대 아이들이
지게 춤을 추고 있네요
지게릐 노동이 예술이 되기까지 50년
그 모습 보고 있는 나그네
가슴에 희열이 교차해 가슴이 울컥하네요
지게 춤을 보며 2
김 익 택
사람은 지게 소는 멍에가
지금의 트렉터였음을
지게를 지고 춤을 추는 저 아이
반세기 전 할아버지
증 고조할아버지 삶을 알까
그 시대 사람들에게
지게가 예술이 되는 꿈은
천지 개벽하는 일
지금 너희들이 지게 춤을 추듯
앞으로 50년 뒤 너희들이 늙은이가 되면
그때는 지금 나처럼
놀라는 문화 충격이 있을 터
나그네 어림 짐작할 수가 없다
가을의 은혜
김 익 택
저 단풍속에 바람의 노래 하나가
빗물을 끌어 들여 붉은 눈시울을 적신다
태양의 지시를 받은 빛 한줄기는
은혜를 아는 삶들에게 씨앗을 맺게 하고
모든 씨앗은 붉게 또는 노랗게 익어
하늘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지게 춤을 보면서
김 익 택
고생도 훨훨 아픔도 훌훌
벗어 던지면 자유가 되고
해방되는 것일까
굶주림과 노동
지게와 한몸이었던
1970년대 청소년이었던
그들
지게를 내 던지고
서울로 부산으로 도망가
산업전선에 뛰어들었던
그들
저 공연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까
지게를 모르고 농사를 모르는
저 아이 얼굴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굶주림의 눈물 콧물
고통과 인내를
어떤 보람을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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