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
김 익 택
해마다 섣달 그믐
지난해를 돌아보면
한 일 없이 지나버린
짧은 시간 이었고
곱씹어도 우러나지 않는
차가운 바람 맛이었다
해마다 섣달 그믐
지난해를 돌아보면
못다 한 일
움켜쥐고 가야 할 꿈 많아도
함께 한 꿈은
손금이 선명한 빈손이다
년 중 거두지
못한 파란 꿈은
사랑니
잊는다 하여 속 시원하지 않다
해마다 섣달 그믐
지난해를 돌아보면
그래도 다시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은
결코 내가 나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