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의 위선 불효자
김 익 택
우리 어머니 얼굴에 핀
저승꽃은
한번 피면 질 줄을 모릅니다
도드라진 핏줄뿐인
닭 발 같은 손등에도
번지기만 할 뿐 멈춤이 없습니다
맛있는 음식 입맛 없어 못 먹으시고
다리에 힘 없어 구경 마다 시고
온 종일 화투놀이
아니면 티브이 보는 일이 전부
삼시 새끼 된장국에 밥 한 그릇
좁은 방이 삶이며 우주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나는
손 꼭 잡아주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눈물 삼키며 후회합니다
두 손 꼭 잡으며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 말 돈 드는 것 아니고
죽기보다 어려운 말 아닌데
외롭지 않게 말 동무가 되어
좀 더 많은 시간
좀 더 많은 얘기
나누지 못합니다
명색이 시를 쓰는 아들이
정작 내 어머니에겐
그 말 몇 번 했는지 기억 없습니다
경상도 아들 아니랍시고
글쟁이 아니랍시고
어머니 읽지 못하고
나만 아는 후회의 글을 쓰며
눈물을 삼킵니다
어머니가 꼭 잡은 현지 손
김 익 택
손녀 손 꼭 잡고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
그 모습 보고
불효자는 웃어도
가슴이 저밉니다
아무 도움 되지 못하는 어머니의 건강
못난 아들은
손을 꼭 잡아주는 현지가 고맙고
어머니에게 미안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