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은 사랑의  메시지

 

김 익 택

 

 

겉보기엔

사랑

순수

맑고 깨끗함

 

그것 말고

떠오르지 않는 이미지

하얀 눈

 

손으로 꼭 말아 쥐면

차갑고 냉정한 아픔

 

녹고 나면

손바닥에 남는 것은

물 방울

 

뜨거운 눈물보다

진한 매시지

 

사랑은 꼭

따뜻한 것만 아니었구나

통도사에 눈 내리면

김 익 택

 

 

 

 

희귀해야 아름답고

가혹해야 고혹적인

설중매

설중동백

설중산수유

눈을 머리에 이고 피는 꽃

또 어디 있을까

그 꽃은 설 지나고

정월 대보름 전후

눈 내리면 가람 대찰 통도사에서 볼 수 있으리

 

통도사 영각 처마 밑

홍매화와 산수유

극락암 독성각 가는 길에 붉게 피는 동백

수세전 뜰 홍매화

요사체 앞 청매화

삼소굴 담장에 노란 산수유

 

하얀 눈 머리이고 있는 모습

보고 있으면

제각각 다른 빛

다른 향기

다른 아름다움들이

 

내 안에 감정

내 안의 사랑

내 안의 아름다움

바빠서 잊고

몰라서 잊고

알아도 잃어 버린 나를 되찾아 힐링 한다

눈이 오면 옛 생각에

김 익 택

 

 

처음엔

반가우면서

신비롭다가

나중엔

얼었다 녹았다

온 길거리에 철벅대면

거추장스러웠지요

 

지금은

환경공해

대기오염

주범

기온상승으로

눈 구경할 수 없는

남쪽마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어제 같은

그 옛날에

마음만 콩밭에서

놀고 있습니다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김 익 택

 

 

 

 

금강계단 내린 눈

그엣날 자장율사 법심같이

맑고 하얀데

모처럼 하얀 눈 덮어쓴 노송

삶의 무거움이 할갑지 않다

덮고 덮어도

속까지 덮을 수 없는 삶의 진리같이

천오백년을 묵묵히

입다물고 있어도 찾아오는

세속의 삶들은

잊고 지워도 가시지 않는 마음의 상처

위로 받기 위해

삼백오십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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