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창가에 앉아
김 익 택
떠나가는 가을 창가에 앉아
지난 향기를 들추어 봅니다
추억은 빨라서 아름답고
아쉬움이 많아서
그리운 것일까요
앙상한 나무 가지 하나하나
수북이 쌓인 낙엽 하나하나
그들이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내 시각의 정보화가
두뇌로 받아 들이지 못해
꼭 꼬집어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벌써
뭉뚱그려 아쉽다 생각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
그래서 어쩌지 못하는
그들을 위한 위로를 할 수 없어
내가 쓸쓸합니다
고
떨어진 낙엽 위로 가을 비가 내린다
김 익 택
떨어진 낙엽 위로 가을 비가 내린다
빨간 우산을 쓴
하이힐이 도장을 찍듯 지나가고
노랑 우산을 쓴
꼬마 장화가 밟고 지나간다
몸이 무거워 날아가지도 못하고
빗물에 쓸려 가지도 못한 낙엽
까만 아스팔트에 물들여도 물들이지 않는
물감으로 남아 가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람이 낙엽 영혼을 부르는 날
김 익 택
낙엽 하나
주인 없는
거미줄에 걸려 있다
떠남도 기다림도
목적지가 없어도
내 스스로가 아니면
불편한 진실이 되는 것일까
그 풍경 보고 있는 내가
가엾다
영혼이 아무리 가벼워도
흔적은 무거운 법
버리고 떠난 은신처는
원망 없고 바람 없어도
저렇게 희생 아닌
희생으로 남아
삶의 의문 하나 화두로 남겨둔다
가을의 혼은
김 익 택
가을에 혼이 있다면
아마도 그 혼은
바람둥이거나
뜨내기일 것이다
가을의 씨앗
그의 모두
스스로 목적지를 찾지 않고
바람에게 맞기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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