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천을 품은 물안개
김 익 택
지난 겨울
있어도 없는 듯
살아 있어도 죽은 듯
땅속과 땅 위의 삶들은
봄비로도 모자라
뽀얀 입김으로
화포천 생명들을 녹이고 있다
봄 스모그
김 익 택
파란 하늘이 없습니다
어디로 갔나요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 태양은 어디로 갔나요
세상이 온 희뿌였네요
태양이 보이지 않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죽이겠다고 총칼을 들고
설치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문밖의 세계는
온통 뿌연 먼지
세상을 점령하고
꼼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봄비에 흐느껴 울다
김 익 택
왜 이제 왔어
너를 기다라는
저 산과 계곡에
무지한 생명들
소리 없는 아우성
귀 간지럽지 않았어
목에 걸린 눈물 밥
서러움을
꾸역꾸역 삼키는
삶들의 모습
미안하지 않았어
벚꽃 미소
김 익 택
검고 마른
앙상한 가지에
핀 꽃이
꿈처럼 화사해
삶의 기적
인내가 용해되어
피어서 일까
피는 꽃마다
가슴을 환하게 해
너를 보는 사람 모두
미소 뿐이다
새싹
김 익 택
아직도 대지는 검은데
가지 끝마다 피는 꽃은
신의 선물
물감을 찍어 놓은 듯
연초록 빛은
신의 사랑
태양의 힘을 빌어
땅 밖으로 밀어 내는 저 힘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봄은 그냥 봄이었을 뿐
2억분의1로 내가 태어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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