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메시지
김 익 택
꽁꽁 언 땅에
홀로 돋아나 꽃 피우기까지
2월은
간이 베밖에 나오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행동
누구에게 무엇을 알리려는
기쁜 소식인지 몰라도 놀라울 뿐
피어도 어느 누구 알지 못하고
져도 어느 누구 알지 못하는
외진 무덤 가
그와 소통하는 것은 찬바람 뿐이다
그대 피었다 지는 보름은
지난 삼백육십일 땅속 삶은
그리움과 외로움의 농축의 삶
모르긴 해도 기쁨보다 슬픔이 많았을 터
미안해 할 행동 아닌데도
고개 숙여 피어 지는 그댈 보고 있으면
눈이 아리도록 붉은 빛은
의심 없는 사랑
찬란한 봄의 메시지 아니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할미꽃 이별
김 익 택
가슴을 산화하고
남은 것은 은발
가는 곳 그 어디
목적지도 모르면서
훨훨 떠나려고
바람을 기다리고 있네
정든 곳은 새로운 곳 보다
두려운 안식처인데
하지만 이별 아니면
새로운 삶 아니라
두려워 떨고 있는 데
한줄기 봄 햇살이
다독이는 듯 따사롭게 비추고 있다
할미꽃 너를 보면
김 익 택
내 가슴에 흐르는 곡선
감정 그래프는
기쁨보다 슬픔이 높다
피자 마자 고개 숙인
너를 보고 있으면
이해도 사랑도 설명불가
아쉽고 그립고 불쌍함 감정뿐이다
할미꽃의 위로
김 익 택
하얗게 센 머리
봄 바람을 기다리는 오후
따뜻한 봄 햇살이
봄을 알리느라 수고했다고
위로 하고 있다
가야 한다면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떠날 것이다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그 약속 지키려는 듯
은발을 소나무 그늘에 숨기고
봄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사색
김 익 택
그래 이해 해
꽃이 있는 곳에 시샘있고
향기 있는 곳에 질투 있는 것이지
외로운 것은 사람만이 아니지
침묵의 소리가 귀 밝히고
어두운 빛이 눈을 밝히지
그래 알겠다
너를 보니 알겠다
동심
김 익 택
시간이 바람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날
구름이 낮잠을 자고 있었다
바람이 구름 옆에 누웠다
꿈속에서
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이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추억이 굳어 있는 희망을
눈물로 녹였다
갚지못한 은혜가 삶을 꾸짖었고
이루지 못한 꿈이 저만큼 있는
무지개와 만남을 거절했다
할미꽃이 묻다
김 익 택
피어서 고개 숙이고
호호백발 되어
바람에 흩날리고 나면
살아도 죽고 죽어서 사는 삶
오래전 하늘나라로 떠난
할머니 내 가슴에 살아 있듯이
할미꽃 먼 여행 떠나기 전
나를 보고 묻는 듯
한 줄기 햇살에 반짝이는
호호백발이 가슴을 친다
괜찮아 괜찮아
김 익 택
시간은 가끔
나를
믿음을 가지라고 해
삶이란
고난이 7할
행복은 3할
그것도 노력해야
내가 누릴 수는 범위
살면서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알려주는 메시지
그러니
걱정은 해도 절망을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지
달팽이 운명
김 익 택
장대비가 콩 볶는 날
달팽이가 외출을 떠났다
꿀 향기가 진한
물봉선 꽃에 올라가
허기를 채우기도 전에
쏟아지는 물방울에 맞아
땅바닥에 곤두박질 쳤다
길이 있어도 길이 없었다
개울물 시위대가
사정없이 몸을 휩쓸고 갔다
온몸을 태울 것같이
번갯불이 번쩍거렸고
빗방울이 갑옷에
수 없는 포격을 가했다
안테나를 펼 수 없었다
파김치가 된 몸을
개울물이 어디론가 싣고 갔다
만신창이 된 몸을
눈물이 중력 힘을 잃는 그 날
김 익 택
눈물 중력의 힘이 잃는 그 날
외출 할 수 있을까
위기를 조장하고
분노와 폭력이
분출하지 못해
눈물이 소금이 되는 날
고통이 울어
인내가 빛이 나고
심장이 분신을 내려 놓는 날
내 잘못하고 그립고 아쉬운 눈물
의미 깨달을 수 있을까
문득 오늘
김 익 택
한 권의 노트
한 자루 볼펜
한끼의 식사
한번의 대변 배출
어느 날
절실히 고맙게 느껴질 때
세월이 가리켜 주고
삶이 가리켜준 양심
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오늘이 있게 한
모든 것들에게
공존
김 익 택
봄빛이 땅을 향해
레이져를 쏘는 날
땅속 우물에 발을 담근
포플러나뭇잎이
태양의 미소에
고개를 흔들었다
개미가 포플러나무 기어 오르고
애벌레가
하늘을 날아가기 위해
포플러 나무 잎을 갉아 먹고
스스로 만든 집에 들어가
하안거에 들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