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

 

김 익 택

 

 

 

 

 

 

순수가

심연에서

표출하는

미학이

아름답다

우아하다

고귀하다

 

그 말 밖에

금낭화의 보시

 

김 익 택

 

 

도시에서 살 수 없는

그대는

천상 산골 숙녀

 

하지만 그대

빛과 자태는

최첨단 과학도

뛰어넘지 못하는

유리 벽

 

단 한번

나를 위해

꾸밈없었지만

너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삶

반대급부 대가 같은 것 없다

 

피었다 지는 열흘

내 할 일

다하고 흔적 없이

사라질 뿐

서운암 금낭화는

 

김 익 택

 

 

 

 

 

 

방울방울

조롱조롱

질투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마주보며 웃으며

부딪히면 불편하지 않을까

오동통통

하나같이 튼실하게

보석같이 아름답게 잘도 피웠다

 

금낭화 인사

 

김 익 택

 

 

 

 

 

 

 

귀엽다 예쁘다

절로 나온 감탄사로

인사를 하고 나니

금낭화는

조르르 줄 세워놓은

열두자식같이

바람으로 인사를 전한다

사랑도 있고

미움도 있을터인데

얼굴 붉히며

고운 미소 띄운다

꽃 진 뒤에

 

김 익 택

 

 

 

 

저 꽃이 피고 진 뒤에

지난 삶을 잊어도

아니 죽어도

유언은 없다

나 아닌

누구를 위해

빈자리로 남겨둘 뿐

진실 호도

 

김 익 택

 

 

 

 

 

장마 물러나고

갠 하늘

흰 구름이 유람을 한다

태양은

무엇이 궁금한 것인가

가린 구름 사이로 눈 빛이 사납다

한번 놓쳐버리면

다시 기억하기 어려운

찰나의 감정이입같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고

먹고 싶은데 못 먹는 것처럼

먼 하늘 파란 하늘을

순식간 가려버리는 먹구름

구름 속 태양이

숨을 몰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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