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사 도성스님 손길
1925년생 ( 93)세 법람(63)세
김 익 택
울창한 수국 꽃 사열하듯
걸어가는 노 스님
수국을 바라보는 눈빛
아이 같고 부모 같다
남들이 모두다 그냥 지나치는
우거진 수국 그늘
그 아래
고개를 숙여 살피시더니
잔뜩 허리 굽혀
꺾어져서 시들고 널브러져서
나뒹구는 줄기을 마치 보석 줍듯이 줍는다
하나같이 짓뭉개진
그 줄기들을
들어 보이시며 하시는 말씀
이거 심으면 살아나요
빙그레 웃으시는 그 미소 아래
손에 쥔 수국 줄기들
축 쳐진 시체같이 널브러져 있다
정말 살까
의심스러움 가득한데
노승은 다시 허리 굽혀
파지 같은 수국 줄기들을 줍고 또 줍는다
하나같이 싱싱한 꽃송이들
밝고 맑은
그 이유
아
저것이 40년 정성이며
저것이 40년 사랑이다
감탄하는 내가
절로 가슴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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