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밖 숲 너를 보고 있으면
김 익 택
들 입 자 인가
사람인 자 인가
여덟 팔 자 인가
너를 보고 있으면
흰머리 파뿌리 되도록
변치 않는
사랑의 표본 같다
너를 보고 있으면
늙어서 가엾고
늙어서 애달픈
노부부를 보는 것 같고
너를 보고 있으면
세월의 깊은 상처
고스란히 드러난
삶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너를 보고 있으면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골 골이 파인 곳에
파릇파릇한 황금이끼가
삶을 재촉하는
저승 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너를 보고 있으면
삶의 마지막이
삶의 시작같이
서로 굳건하게
의지하고 모습
아름답다 못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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