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속에 가을
김 익 택
조용히
고요히
맑은 물은
맑고 투명하게
심장 내놓았다
그 위에
파란 하늘과
화려하게 치장한
붉은 나무들이
바람과 놀고
가끔 하얀 구름은
곁눈질을 하며 지나갔다
뒤늦게
구름의 곁눈질을 눈치챈
옷을 벗은 나무들은
얼른 벗은 옷들을 주셔 모아
제 얼굴을 가렸지만
그래도 보이는 나목은
바람이 가려주었고
이 모습 보고
민망한 구름은
서둘러 붉은 나무 뒤를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