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의 가을
김 익 택
주인이 살지 않는
그 집은
단풍이 주인입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해 지는 저녁까지
단풍이 집안을 살피고
단풍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아침부터
비추는
햇살을 주셔 모아
나뭇잎마다
곱게 물들이고
찾아오는 사람
누구에게는 추억을
누구에게는 시심을
누구에게는 향수를
되살리고 되찾게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그 집의
하루 볕은
눈으로 즐기고
시심을 떠 올리는
마음속의 보석 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