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가을을 압니다

 


김  익  택 



 

가여운 이슬에 떨고 있는 

단풍잎은

이슬이 서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습니다

 

구름이 하얗고

하늘이 더욱 파랄 수록

붉음은 푸름을 되돌릴 수 없듯이

붉어서 아름다운 것은

가을 하루가 너무 아까워

속이 타버렸기 때문입니다

 

만물이 잠자는

까만 밤에도

붉음은 더 붉게 물듭니다

 

생각이 꿈을 만들고

상상이 기와집 수백 채를 지어도

붉음은 더 붉어질 뿐 푸르지 않습니다


그 이유 

단풍은 

땅에 떨어져야 

새로운 푸름이 시작 된다는 

순리를

너무 잘 알고 있어 때문입니다




 


'시가 있는 사진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내 안에 시를 묻다  (0) 2017.09.05
9월은   (0) 2017.09.03
가을의 소리 1  (0) 2017.09.02
그대는 몰라요  (0) 2017.08.28
경주 황성공원 맥문동  (0) 2017.08.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