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리 1
김 익 택
가을은
서둘러 가야 할 바쁜 소리가 있고
조용히 땅 속으로
스며들어야 할 소리가 있습니다
들판의 낟들과
숲 속 풀 벌레들은
겨울이 등을 밀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자취를 감춥니다
세상에 생명은
죽은 뒤
다시 살아나는 생명은 없습니다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분주하고 시끄러운 것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떠나는 자리를 깨끗하게
비워두고 가는 것은
나를 위해서 아니라
너를 위해 마련해둔
삶의 배려 공간입니다
그래서
가을의 소리는
아름다워도 외롭고
시끄러워도 그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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