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너는
김 익 택
너의 얼굴이
벌겋게 활활 타올라야 여름다운 여름이던가
세상에 모든 생물들은
덥다고 목 마르다고
나무도 울고 새도 울고
바람도 숨죽이고 우는데
너만 홀로
쏟아지는 태양 아랑곳하지 않고
알 몸으로
나보란 듯 빳빳하게 고개까지 쳐 들고
서 있는 것인지
알다가 모를 일
그렇지 않다면
무슨 약속 했길래
무슨 사연 있기에
무슨 잘못 했길래
삼복 더위
석 달 열흘
피고 지는 것일까
사랑도 모질면 집착이 되고
그리움도 모질면 병이 되는 것인데
무슨 원이 있기에
무슨 한이 있길래
모든 삶이 숨죽이는
폭염에 피어
보는 사람 모두
안타깝게 하는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
비가 알고 있을까
바람이 알고 있을까
태양이 알고 있을까
매미 소리 밖에 없는
대 낮 한 여름
불 같은 사랑
해보지 않는 사람
너를 보고 있으면
들려오는 소리
모두 지치는 울음이다
'시가 있는 사진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는 몰라요 (0) | 2017.08.28 |
---|---|
경주 황성공원 맥문동 (0) | 2017.08.26 |
첫사랑은 요 (0) | 2017.08.17 |
구월이 오면 나는 (0) | 2017.08.17 |
상사화 (0) | 2017.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