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너는

 

 

 

김 익 택

 

 

 

너의 얼굴이

벌겋게 활활 타올라야 여름다운 여름이던


세상에 모든 생물들은

덥다고 목 마르다고

나무도 울고 새도 울고

바람도 숨죽이고 우는데

너만 홀로


쏟아지는 태양 아랑곳하지 않고

알 몸으로

나보란 듯 빳빳하게 고개까지 쳐 들고

서 있는 것인지

알다가 모를 일

 

그렇지 않다면

무슨 약속 했길래

무슨 사연 있기에

무슨 잘못 했길래

삼복 더위 

석 달 열흘 

피고 지는 것일까

 

사랑도 모질면 집착이 되고

그리움도 모질면 병이 되는 것인데

 

무슨 원이 있기에

무슨 한이 있길래

모든 삶이 숨죽이는 

폭염에 피어

보는 사람 모두 

안타깝게 하는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

 

비가 알고 있을까

바람이 알고 있을까

태양이 알고 있을까

 

매미 소리 밖에 없는

대 낮 한 여름

 

불 같은 사랑

해보지 않는 사람

너를 보고 있으면

들려오는 소리

모두 지치는 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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