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1
김 익 택
뜨겁게 더 뜨겁게
저 가시나무 줄기 끝에 매달린
꽃송이 하나
하루는 태양의 살을 파 먹고
하루는 바람의 영혼을 잡아 막고
하루는 땅의 피를 빨아 먹더니
온몸이 붉구나
오늘은
무엇을 보기 위해
무엇이 그리 궁금해서
죽을 힘을 다해
담장을 기어오르고 철 창을 타고 올라
깊숙한 남의 안방을 훔쳐보고 있을까
아!
슬픔보다 기쁜
여인의 신음 소리
질주하는 열차
화통같은 남정네 숨소리
못 볼 것 보고
못들을 것 들어서
미안하고 부끄러워
그래서
네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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