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철쭉 (수달래)
김 익 택
누이야
내년에는
수줍게 피지 말고
미친 듯이 피거라
저 나물 바구니 같은
빈 까치 둥지에 앉아
제 새끼 찾는
뻐꾸기 소리도
관심 두지 말고
밤마다 님 찾는
소쩍새 슬픈 소리도
마음에 두지 말거라
한번 지고 나면
내년 아니면
꽃 피는 올 봄은
다시 안 온 단다
누이야
떠나는 님은
바지 가랑이 붙잡고 늘어져도
떠나는 법
계절은
양심도 없고 욕심도 없단다
기다리지 말고 바라지 말고
내년에는
꼭
후회 없이 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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