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를 쫓는 까마귀

김익택

 

 

하늘 지배자

검은 독수리가 나타나자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는 전투기같이

항모를 호위하는 전함같이

따라붙는

까치와 까마귀때

 

그도 이 땅의 조선 깡다구가

없다고 아니 할 까봐

 

제 몸보다 몇배 큰 독수리를

끝까지 쫓는 모습

대범하다 아니 할 수 없다

조선 까마귀가 던져주는 교훈

김익택

 

 

반짝이는 매서운 눈동자

내리 찍으면

살점이 북북 찢어지는 호미 같은 부리

움켜쥐면 심장을 뚫고 남을 낚시 발톱

펼치면 하늘을 덮을 만큼 큰 날개

 

그도 대한민국이 남의 땅인 줄 알아

먹이를 줘도

까치가 먼저 먹은 다음

까치와 까마귀 눈치를 보며 먹는다

 

제 구역을 지키는 까마귀는

살고 죽는 것은 그 다음의 일

눈치 코치 볼 필요없이 힘을 합쳐

덤벼들어 몰아내는 모습

조선 까마귀 답다

 

힘의 균형이 절대 필요한 21세기

땅을 지키고 먹이를 지키는 일

까마귀에게 배울 일이다

화포천 독수리 먹이 다툼

김익택

 

 

눈 덮인 몽골 사막

찬바람을 피해

날아온 남쪽 반도

김해 화포천

공장과 아파트 위에서

파수꾼 되어 맴돌고 있다

 

자연보호 환경보호

생태관찰 명목아래

먹이 주는 꼬마들

검은 비닐 봉지 하나씩 들고

넓은 논 가운데 놓는다

 

구름같이 모여드는 독수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면

목숨도 겁나지 않는가

용감한 독수리

한 마리 땅에 내려와

먹이를 먹자

너도 나도 날아들어

허겁지겁 달려든다

 

줄 때는 임자 없이 주어도

먹을 땐 힘있는 자의 몫

고기 한 점에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아프다

무관심의 믿음

김익택

 

 

하늘이 열려 있어

살아남은 삶이라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바위일지라도

무관심이 관심

고독한 삶이

아름다운 미학으로 보이는 것은

고통이 승화한 희망

속속들이 아픈

삶의 이유 모르지만

돌아서는 발길이 가벼웠다

오늘 하루도 그냥 하루 아니지

김익택

 

 

오늘 하루도 끊어지면 다시 이어서

한 땀 한 땀 짜는 비단같이

시련의 조각들을 맞추고 깁는 시간

 

사랑이든 선물이든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보람 있음은

세상의 이치

생각이 기쁨을 가불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은 단 한 푼의 공짜는 없는 것

 

편안한 성공 있다면 그것은 사기

따스한 햇빛 시원한 바람도

준비된 삶에게는 성장의 지릿대

준비 없는 삶에게는 하루의 일과일 뿐이다

삶의 그 밑천

김익택

 

 

겨울을 모르면 봄을 알지 못하고

여름을 모르면 가을을 알지 못하지

 

짠 소금이 달콤한 조총이 되기까지

노력은 고통 인내는 통증

 

땅 위에 있는 삶은 삶 대로

땅 속에 있는 삶은 삶 대로

무엇이든

준비는 귀찮고 하기 싫은 법

 

영화로운 일과 명예로운 일은

누리는 만큼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내 것이라도 네 것이고

네 것이라도 내 것이 되는 법

 

직업에 귀천 없다는 말은

디지털시대에도 명언

너도 나도 우리도 영원히

두고두고 새겨도 모자람이 없다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지는 일은

김익택

 

 

삶에는 긍정도 회피도 할 수 없는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지는 일

겪었을 때

슬픔을 우아하게 아픔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면 삶을 탈피한 것이다

먼 훗날

추억으로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세월처럼

미쳐야 세상이 돌아가는 건

과거에도 미래에도 변치 않는

삶의 진리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지는

그 일이

내 삶을 한단계를 뛰어 넘는 세월이

소금이었고 꿀이었고 산삼이었음을

살면서 늘 무시하고 살았어

김익택

 

 

내 손에 쥔 바람 내 손 쥔 물

언제 내 것이었던가

언제 어디서

늘 내 곁에 있어

아무리 마셔도 나무라지 않고

어느 누구 질투하지 않아

아까운 줄 모르고 고마운 줄 모르고

네 것이며 내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았지

살면서

늘 고마워하고 존경해야

고마워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 기초적인 예의를

늘 곁에 무시하고

멀리서 찾고 있었어

비만 오면 강가에서 우는 개구리처럼

나에게 희소식은

김익택

 

 

온다는 소식도 없이 찾아오는 손님도

내 형편이 구차하면 회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고귀한 손님일수록

최상의 상태에서 정성으로 맞이해도 부족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

그것 또한 사람 마음

 

좋은 사람 목소리는 음악이 없어도 아름답고

나에게 걸어오는 발걸음은 춤이 아니어도

멋 있고

 웃는 미소는 나 보고 웃지 않아도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되죠

 

마음에 그늘로 남는 어머니 그리움이 그런 것이고

그리고 또 나 같은 아내가 그렇고 자식 그렇고

내가 종경하는 분이 그렇지요

시간이라는 것은

김익택

 

 

세월이 언제 시간을 지겨워 하던가요

모름지기 삶이란

실수하며 배워 가는 것이지요

 

모르고 사는 것이 편할 때가 많지요

미래는 어디까지나 예측할 뿐이지요

 

대개 사람들은

희망은 믿음으로 살고 사랑은 확실성을 가지지요

 

경험이라는 괜히 있는 것 아니지요

그것이 쌓이면 역사가 되는 것이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지요

 

시름과 시련을 잊기 위해

주저앉아 울다가 웃다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지요

 

그러니까 삶이 거짓말을 하더라도

내가 나를 의심하지 말고 시간을 미워하지 마세요

 

부는 바람이 내리는 비가 비추는 태양이

시간이라는 것을 알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은 삶이 아닙니다

변화가 희망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몸이 아플 때마다

김익택

 

 

내 몸이 늙음을 느낀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고

늙음이 죽음과 가깝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은

슬픔을 넘어 두려운 일이다

 

그 사실을 절박하게 실감하는

나이로 살 때까지

아픔은 있어도 견뎌왔고

슬픔은 있어도 무사히 지나왔다는 것은

축복을 받아 감사할 일이며

행복한 일

내가 가진 지혜를을

베풀고 나누어야 할 일이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삶은

애써 모은 재산은 물론

지식과 지혜까지

물려주고 가는 것

그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종교에 귀의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누구나 사람의 도리를 생각해 볼 일이다

밤을 밝히는 불빛은

김익택

 

 

세상을 밝히는 낮이 신의 가호라면

밤은 인간의 영혼이 숨쉬는 곳

 

빨강 주황 초록 노랑 빨강 하양

제각각 개성을 드러내는

도심의 불빛은

낮에 볼 수 없는 삶의 미학이 있다

 

낮에 못다한 일 낮에 할 수 없는 일

삶들의 개성을 담은 불빛은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삶의 군상들이 있다

 

잘살아 보겠다고 노력하는 만큼 찬란한

그 불빛들은 하나같이 삶의 문화 공급처

 

공원의 불빛은 마음을 밝히는 사랑을

음식점은 허기진 삶을 채우는 기쁨을

가게는 내 삶의 필요한 기구와 영양을

가정에는 온화롭고 평화로운 따뜻함을

 

밤을 밝히는 불빛은 낮에 체우지 못한

인간의 내면의 삶을 밝히는 불빛이다

준비 없는 행운은 없는 것이지

김익택

 

 

한권의 책을 골라 책장을 넘기듯

마음을 열어보세요

나를 직시하며

질문을 하고 의문을 던지고

해석을 하는

뇌의 문을 열어 하나의 지식과 기술을

지혜로 발하도록

꽃이 피기까지 긴장의 시간은

보이지 않았을뿐

눈물과 피땀의 노력이

살이 되고 피가 되돌아왔음을

몸이 기억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꿈과 행운은

어느 날 문득 쉬이 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는

그 날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대기중

운 좋게 기회를 만났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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