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삶의 카타르시스

김익택

 

 

보는 사람 없어도

막힌 코 풀고

흘리는 눈물 흘리는 것이

초라해 보일까 봐

돌아서서

눈물을 훔친 적 있나요

 

위로가 더 서러워

퉁퉁 부은 눈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왈칵 눈물을 쏟은 적 있나요

 

울어야 풀리는

눈물의 미학은

새로운 시작이며 다짐

미움도 슬픔도

약 없는 약

아픔은 참아도

슬플땐 울어야 해요

솔개와 나 사이

김익택

 

 

소통할 수 없는 대화였지만

 

너에게 위험한 행동으로 보일지라도

나에게 기쁜

행운을 기대했습니다

 

욕심인 줄 알지만

나는 볼 수 있어도

너 마음을 읽을 수 없고

 

너는 읽을 수 없어도

 뚫어 보는 눈이 있어

어쩌면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

거둘 수가 없었지요

 

재발 부디 꼭 한번만

 

 

글 어휘 찾기 공부

김익택

 

 

생각의 집을 짓기 위해

상상의 바다에 돌을 던졌습니다

 

돌아오는 건 아무것 없어도

내가 모르는 파장은

부딪치면 물체가 알고

막히면 벽이 알아

내 의심의 문을 두드리는

잠재의 단초가 될 것을 기대했지요

 

의심부터 시작된 믿음이

처음부터 결정체가 되었던가요

 

나중에 그 언젠가

믿음이

정신의 소산이 될 때까지

경험이 밀알이 되어

끝없이

의문의 돌을 던지는 것이지요

낟알의 음소를 찾기까지

선잠과 영상

김익택

 

 

가슴이 울컥하는

집 떠난 생각

퍼뜩 떠올라

일어날까 말까

잘까 말까

쓸까 말까

내일 선명하게 기억하도록

잊지 않으려고

어두운 공간에

생각을 올려 놓고

입 속에 우물거린다

내일이면

깜빡 잊는 일

한 두 번 아닌데도

설마 설마하며

게으름과 타협을 하고 있다

뒤바뀐 철새와 인간 관계 01

김익택

 

 

그리워도 미워하기 없고

싫어도 걱정하기 없기

가을은 늘 그렇게 겨울 속으로 떠나고

빈 들판

빈 저수지에는

철새들 소리로 만원이다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언제였던가

 

독수리에게 살코기를

고니에게 고구마를

재두루미에겐

옥수수를 제공하는 주남지는

그야말로 철새들의 천국이다

 

그들의 삶터엔 사람들도

벌금 제한구역

 

한번 걸리면 죽음을 부르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는

구경은 조용히 하기

좋아해도 가까이하기 없기

볼을 때리는 찬바람이 비웃으며 지나간다

 

지천에 깔려 있는 말을 찾지 못하고

김익택

 

 

백과사전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살았던 나

하루도 입 다물고 살 수 없는

말과 말은 입이 보살

그런데도 나는 언어를 찾는다

기억에서 못 찾으면

노래에서 찾고 드라마에서 찾고

책에서 찾고 사전에서 찾고

길거리에서 찾고 또 찾는다

그래도 찾지 못해

커피를 마시며 찾고

술을 마시며 찾고

그래도 못 찾아

넋을 놓고 창밖을 바라본다

지천에 깔려 있는 말들이

음악을 타고  흐르고

내 눈에 풍경이

파노라마같이 흘러가도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있다

 

송골매 군무를 바라보며

김익택

 

 

첨병을 보내 답을 얻지 못하면

저렇게 모여 소통을 하는 것이지

먹이를 두고 다투어도

생사의 앞길에는 모두 모여

중지를 모우는 것이지

내가 못하면 이종의 눈치를 보고

이종의 눈치로 모자라면

끝없이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송골매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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