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의 정신 미학
김 익 택
소프라노에서 베이스까지
완벽한 목소리를 갖춘 연주가
꽃 속에 꽃이 피고
빛 속에 색이 변하는 모습
전설 답기도 하다
초록 나무 잎들이 파김치가 되는
그림자 지우는 정오
정신을 부르는 고운 빛
하늘의 바람 땅의 소원 가득 안고서
꿈 많은 사람 사랑을 채워주고 있다
수국공원 풍경
김 익 택
여심이 꽃심인가 꽃심이 여심인가
눈 가진 사람들과 코 가진 벌들이
잔칫상에 둘러 앉아
숱가락과 젖가락질이 바쁘다
바람이 주인인가 빛이 주인인가
퍼뜨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삶들이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심장박동 근원지를 찾고 있다
수국의 인기
김 익 택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줄까
입맞춤을 할까
나를 바라보는 너의 아름다운 미소의 화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민하다 입술을 가져가는데
인격모독 성희롱
법의 카테고리를 말하지 않아도
주의의 눈총이 따갑다
말만 툭 던지고 떠나는 것 또한 예의 아닌 것 같아
사랑은 존경의 발로인데
공유는 해도 독점은 독재를 주장하듯
네 아름다운 자태에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너와 추억을 남기위해
줄을 섰다
배고픈 향기
김 익 택
허전해서 심어 놓고
꽃피어 열매 안 맺어도 부담 없는
삶의 울타리
겨울에도 푸른 잎을 볼 수 있음에
제 몫을 한다는 주인의 생각
더위의 시작 피로 시작
6월 중순
너의 조용한 외침이 발길을 돌려세운다
어설픈 바위 밑에 물고기 많은 이치같이
바람 앞세워
나무사이 풀잎사이를 감돌다
스미는 배고픈 향기
배고픈 허기를 더 재촉하고 있다
수국 변신의 미
김 익 택
무엇을 말하고 싶고 무엇을 듣고 싶었을까
흙을 먹고 물을 먹고도
하양 보라 빨강 초록 노랑 꽃을 피운 너는
변신의 귀재다
꽉 다물어도 새어 나오는 야릇한 향기
의문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무릇 아름다움의 이미지는
고생이지라도 웃고 외로울지라도 웃는 것이라고
뙤약볕 아랑곳하지 않고 눈길을 붙잡고 있다
꽃이 꽃을 구경하고 있었다
김 익 택
언어가 다르고 피부가 다르고
옷이 다른
하양 꽃 검은 꽃 황색꽃이
수국 꽃 길을 걸었다
하양 꽃 보라 꽃 빨강 꽃
생김새가 같고 모양이 같은
수많은 꽃들이
낯선 꽃들을 구경을 하고 있었다
수국이 가는 걸음 돌려 세우는다
김 익 택
아이같이 미소같이 복스럽고
아이의 웃음소리같이 사랑스럽기도 하다
너의 심장은 빛의 저장고인가
색의 박물관인가
성장마다 다른
빛과 색의 삼원색이 오감을 자극한다
너 못지않게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사람들은
가는 걸음 돌려 가슴에 꽃을 담고 있다
해운대 수국이야기
김 익 택
여기는 수북수북 장독위에 쌓인 눈같이
저기는 소복소복 고봉 살밥같이
눈 머무는 곳곳마다 탐스러운 풍경이다
한여름속의 아이스 화채같은
그 꽃 길속으로
아장아장 아이가 걸어가면
아이스크림같이 달콤하고
현실에 없는 한편의 명화 같은
그 꽃 길 속으로
여인이 걸어가면 너도나도 천사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
그 꽃들이 펼치는 침묵의 전설은
거듭거듭 화려하게 변신하는
반전과 반전의 드라마
빛과 색의 조화가 삶의 이야기같이
입을 꾹 다물어도
표출하는 미학은 세상사를 다 담았다
삶의 그 근원 또는 이유
김 익 택
퍼도 퍼도 나오는 샘물의 근원은 무엇일까
보여도 속을 모르는 노력과 인내 속성은 무엇일까
잔소리로 알려줬고 눈물로 알려줬던
어머니가 보여줬던 아픔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정이라는 건 안다
굶어도 행복한 건 가난을 배척하는 불신 아니라
받아들여 극복하려는 희망 때문
침묵으로 보여줬고 행동으로 보여줬던
아버지의 행동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믿음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