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가 나를 위로하다

김 익 택

 

 

한정된 공간에서

삶을 사는 네가

멋 모르고 구경하는 나에게

삶의 의문을 던진다

 

저 우중충한 물에서

숨은 제대로 쉴 수 있을까

무얼 먹고 살까

 

온전한 이해를

나의 몫으로 남겨둔

너의 자유로운 유영이

가당찮은 걱정일까

 

의미는 있어도 도움되지 않는

나를 위로하는 듯

물장구를 치고 꼬리 춤을 춘다

보고픔도 만남도 거기까지

김 익 택

 

 

보고품도 만남도 거기까지

사랑은 짧은 하루일지라도

그리움은 백년이 갈 수 있지요

들어서 눈물 맺히지 않는

사랑 애기라면

있어도 모르는 얘기

원수보다 진한 한과

원수를 포용하는 사랑

하늘만 아는 비밀은

먼 세월이 평정을 하지요

이별 뒤 극적인 만남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는

들어도 실정 나지 않는 이유

동감하기 때문이지요

인연을 끓고 남이 되기까지

사연은

어느 하나 아프지 않는 것이 없지요

그 이유 잊어야 내가 살고

잃어버려야

새로운 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먹이를 던져주며

김 익 택

 

 

허약한 물고기에게 던져준 먹이를

건강한 물고기가 사정없이 가로챈다

 

나누어 먹었으면 하는 바람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

먹이를 던져 준 다음 내 의도는

엿 바꿔 먹어야 한다

 

그들에게 먹이는

사랑도 우애도 생존 후에 있는 일

입에 들어가는 것조차 탈취하는 것이

정의이며 권리

새끼를 키우는 어미 아니면 양보는 없다

 

그 모습 보고 미워할 일 아니고

웃고 넘겨버릴 일 아님을 깨달은 나

 

의리도 양보도 강한 생존 아니면

종의 보존할 수 없음이 정의 인데

왠지 내가 씁쓸한 것은 양심의 남용일까

휴식도 공부하는 시간

 

김 익 택

 

머리가 비었다는 말 생각이 없다는 말

이제는 하지 않겠어

따지고 보면 그것 또한 나의 노력부족

좀 더 책을 읽고

책을 읽기가 싫으면 생각을 하고

생각하기 싫으면 감상을 하고

감상하기 싫으면 상상을 하고

상상을 하기 싫으면 쉬거나 푹 잠을 자고 난 뒤

다시 마음을 다잡는 것이지

정열도 사랑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

뇌도 가슴도 체력을 요구한다는 것

내 몸이 알고 내 정신이 아는 것이지

그 순리를 어기고

나는 왜 이리 멍청하냐고

무조건 막무가내 내 탓을 한 것이지

하루 새끼 밥을 먹어야 삶을 유지하는 것처럼

고갈이 되면 멈추는 아이디어

지식 보충은 끝없이 해야 하는 것이지만

잠이 필요하고 휴식이 필요한데

억지 생떼를 부린 것이지

내 마음의 선물은 욕심이 많지

김 익 택

 

 

내 마음의 선물은 욕심이 많지

내 것 아니면서 내 것처럼

가진 것 없으면서 가진 것처럼

구름속에 숨겨두고 바람에 숨겨두고

입을 때는 것처럼

숨쉬기 좋고 눕기 편안한 잠리처럼

내 마음의 선물은 욕심이 많지

 

속상해 말아요

김 익 택

 

 

속상해 말아요 시간 지나면

오늘 같은 일은 일상

시험과 실험은 배움의 길잡이

나를 단련하고 나를 수련하고

나를 닦는 과정일 뿐

너만 겪는 불행 아니고

너의 삶의 전부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입는 옷

우리 사는 안락한 집 마저도

누구가의

사랑과 희망 고통과 인내가 서려 있습니다

삶은 고마운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축복인 것입니다 시험도 마찬가지

싫다고 피하고 더럽다고 버린다고 해서

회피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견뎌야 하고 이겨야 하는 생활입니다

길가에 잡초부터 첨단 제품까지

세상에 어느 하나 고통없이 저절로 살고

저절로 만들어진 것 없습니다

성공은 우연 아니라

끝없는 실패 그 후

노력과 시련의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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