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사 잉어의 아침 예불
김 익 택
연화사 잉어는
염불소리를 알아 듣는가
스님의
낭낭한 염불소리에
질서 정연하게
원을 그리며 돈다
먹으면 배출하듯
자연스러운 진리를
알아듣기라도 하는듯
아침 염불소리가
끝 날때까지
모두 모여 흩트림없이
하나같이 무리를 지어 돈다
자아 찾기
김 익 택
날마다 밥 먹듯이
날마다 하는 생각
희망은 있는데
자신감은 어디로 갔을까
날마다 잠자듯이
날마다 꾸는 꿈
정신은 있는데
의지는 어디로 갔을까
아득해서 해서 포기하고
내 능력 한계
벗어난 것 같아 포기하고
닭 쫓던 개 지붕처다 보다
허비한 세월 몇 십년
뒤 늦게 마음 다잡으니
가슴은 있어도
눈과 귀가 받아드리지 않고
먹고 살만 해 생각은 있어도
팔다리가 뒤받침이 되어주지 않는다
달팽이의 외출
김 익 택
비 오고 습기 가득 찬 날
달팽이가 흰 고무신을 신고 외출한다
물기 먹은 풀 줄기 길을 삼아
비소리 바람소리 천둥소리를 따라
하늘 여행 떠난다
고독한 이파리가 끝없이 나부끼고
청춘의 나무들이 온 몸을 떨고 있는
어두운 밤에 홀로
죽음도 두렵지 않는 여행길을 떠난다
비 그치고 바람 멎고
해 밝은 아침 태양이 떠 오르면
따사로운 햇살이 살을 태우고
마른 바람 한줄기는 껍데기만 남겨두고
영혼까지 훔쳐가는 여행길 떠난다
그대가 나를·······
김 익 택
당신이 나를
기억 할 줄 몰랐습니다
꿈에도 몰랐습니다
날마다 밤마다
나 혼자 당신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좋아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고
기억할 줄 알았습니다
행여
혹시나
지금 나처럼 아니더라도
뜬금없이
잠시 아주 잠시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소원이었고 기원이었습니다
당신도 한때 나를 생각했다는
그 말
해 묵은 고민 한꺼번에 속시원하게
해결되었습니다
정말이야
내 귀를 의심하면서
나 혼자만의 아니었다는 안도감
나만 그리워하지 않았다는
애타는 반가움
이루 말 할 수 없었지요
연화사 낙화가 하는 말
김 익 택
떨어진 꽃이
다시 피는
연화사 연지지는
물결이 바람을 불러
꽃을 피우고
바람이 물결을 불러
꽃을 피운다
그 꽃의 속삭임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바람은
시간의 미학을 알아야 한다 하고
물은
기다림의 미학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마디
시간과 공간
그 조화는
인내의 영역
인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들어가야
또 하나의 꽃 만날 수 있나니
그 다음
나의 내면세계
깊은 우물의
아름다움을
발견 할 수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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