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땐 고개를 숙이지 마세요
김 익 택
웃을 땐 고개를 숙이지 마세요
잘못하면 오해받기 쉽습니다
진실은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 느낌 그대로
웃음은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 매화를 보세요
내일 얼어 죽을지언정
오늘 당당 하잖아요
헤픔도 없고 가벼움도 없는 웃음은
너도나도 기쁨을 줍니다
웃어서 배 고프고
웃어서 배 아프면
그 보다 행복한 일 있을까요
저 매화 추운 겨울
움츠린 삶들에게
잊고 사는 웃음 되살려 주고 있음입니다
매화 피는 2월
김 익 택
일년 중 제일 짧은
2월은
매화가
언 땅을 녹이는 달이다
시련과 아픔은
있어도 없는 듯
늙어도 젊은 매화가 피는
2월은
푸름이
땅속에서 삶을 준비하는 달이다
고향 갈 준비하는 기러기
김 익 택
저 저수지 둑방에 하얗게 핀
매화향기가 전하는 말 들었어
얼음물 녹은 늪지대
버들강아지 하는 말 들어 보았냐고
빛이 얼굴색을 바꾸고
바람이 돌변하는 거
더러운 꼴 보기전에 보따리를 싸야겠어
작별 인사도 없이
그저께는 약삭빠른 청둥오리가 떠나고
오늘은 백로가 짐을 싼다고 들었어
시끄러운 종달이가 돌아오고
제비가 오기전에 떠나야 해
언제나 마지막은 쓸쓸한 법이지
흔적 남겨두지 말고 미련두지 말고
달이 길 밝히고 북극성이 길 안내하는
2월을 넘기면
겨드랑이에 땀이 차서 너무 힘들잖아
올 겨울 유난히 길었지만 오는 봄은 순간이야
그래 맞아 서둘러 내일이라도 당장 떠날 수 있게
달개비 꽃 무시
김 익 택
남쪽문은 아직 열려 있지 않고
바람도 찾지 못하는
햇살이 머무는 대문 옆 담장 밑
달개비 푸른 싹이 돋았어요
앞 쪽 정원석 사이사이
연산홍 붉은 꽃이 피기전에는
가끔 똥개가 영역표시하고 돌아갔을 뿐
소녀 손톱에 봉산화 꽃물같은 꽃을
피워도 그만 죽어도 그만
어느 누가 관심 없었지요
그래도 이른 봄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풀 꽃입니다
죽어도 사람이 좋아
담 밑에 피고 논 밭에 피어
눈 밝은 사람 웃음 주고 희망 줍니다
요모조모 뜯어보면
그만 한 예쁜 꽃도 흔치 않습니다
몰라서 무시하지만
알고 보면 귀한 약초
부부 금실 자궁흥분작용부터
감기 심장병 파킨슨병 치질 당뇨 등등
꽃으로도 소먹이로도 아무 쓸데없는
달갑지 않은 꽃 아닙니다
몰라서 무시했을 뿐
너무 흔해서 천대하는 꽃이 그만 할까요
나 홀로 허튼소리
(매화를 담으며)
김 익 택
눈에 띄어 보는 것과 관심있어 살피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요
일등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 것이 사회이지요
눈도장 찍는 것 아님을 그대도 알겠지요
특별이 관심 받고 싶어서 아니고
관심을 가져 달라는 얘기도 아닙니다
지혜의 눈이 어두워서 보지못한 것 있을
요지조리 살피는 나를 귀찮아도 이해해 달라는 말이지요
그대 고운 모습 담는 동안 까다롭다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 미친 놈 하나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시구려
아이디어 창출
김 익 택
아이디어를 찾지 못한 마인드 맵이
상상속으로 출장을 떠났다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 공상이
마인드 맵이 올려놓은 테이블 주시했다
찾고자 하는 것이 사랑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계약은 신뢰가 없습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바뀌지요
그래도 믿겠습니까
허공은 자유입니다
보여줄 수 있으나 순간 포착은
마인드 맵 몫입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찰나로 지나가는 공상도 마찬가지
실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붙잡는 것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눈을 감으세요
상상에서 또는 공상에서 떠다니는 것 모두
정보이며 자료입니다
그것이 팽창하면 실체입니다
형상화하세요 구체화시키세요
그곳에서 전혀 다른
창작이 나오고 작품이 나옵니다
아이디어는 없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이 부족해서 못 찾고 있을 뿐
아이야 삶이란
김 익 택
아이야 소리속에 풍경이 있고
소리속에 이야기 있는 여행을 떠나 보았느냐
혼자 듣기가 아까워 세상에 다시없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소리의 미학을 들어 보았느냐
사랑도 그런 것
나보다 네가 좋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
밤새도록 통화를 아쉬워 밤 잠을 설치는
사랑은 유혹같이 치명적으로 아름답단다
너에겐 처음 깨닫는 삶의 축복이지
아빠가 겪어본 사랑은 그런 거 였어
그런 행복이 계속되면 삶이 아니겠지
행복은 끝없는 노력과 이해를 필요로 하지
그리고 노력해도 잘 안되고
인내해도 안되는 불행도 있지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은
대게는 고통을 동반하는
참기 어려운 아픔이지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진다는 말 있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홍역 같은 것이지
하지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이 땅의 사람들 다 겪고 잘 살고 있잖아
마음의 각오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아빠가 겪은 삶이란 인생 종합 백화점이었어
행복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불행도 사람을 가리지 않는 것이지
인간의 기본 진실 정의 사랑 믿음
그것이 최고의 무기이고 예방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그대 손을 꼭 잡고서
김 익 택
어렵게 잡아 본 그대 손은 따뜻했어
손바닥에 촉촉하게 베인 땀은
의심 없는 믿음 같아서
더 꼭 잡아서 내 맘을 전하고 싶어서
잡은 손을 놓으면
믿음을 놓는 것 같아서
순간이 영원이고 싶어서
가는 길이 더 멀었으면 했어
걷는 것이 행복한 걸 처음 느꼈지
설레던 가슴이 뜨거워졌고
얼굴은 붉어졌어
차마 얼굴을 볼 용기가 없었어
마음 같아서는 꼭 껴안고 싶었지만
믿음이 의심될까 참았어
불어오는 바람은 부드러웠고
보이는 초록산이 아름다웠어
약속 그보다 믿음을 생각했어
사랑해 그 말이
입속에서 침처럼 고였어
길 없는 길이 끝날까지
사랑은 소통
김 익 택
어디 갔다 오셨나요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이제 오셨습니까
기다리다 지치면
생각이 생각을 낳아
미움이 된다는 사실
모르셨나요
사랑도 유효기간이 있어
당신에게 돌아간다 해도
또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만든다는 사실
모르셨나요
소식 모르면 무작정 기다림은
희망마저 끊어지고
그 자리에
의심이 생각을 달리 한다는 사실
모르셨나요
사랑은 소통
일방적 끊은 소식은
무작정 기다림 없습니다